김연경의 흥국, 디챔 꺾은 도로공사..여자배구 더 뜨거워진다
김연경 합류 흥국생명, '트레블' GS칼텍스와 선두 경쟁
인삼공사, 페퍼저축은행 완파..고희진 감독 여자부 첫승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국가대표 선수들의 불참과 부상 선수들이 이탈하며 '완벽한 전력'은 아니지만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는 올 시즌 여자배구 판도를 가늠해볼수 있는 전초전이다.
지난 13일 '배구여제' 김연경의 국내 리그 복귀전에서는 흥국생명이 김다은 22득점, 김연경 18득점, 김미연 16득점 등 '김트리오'의 활약으로 IBK기업은행을 꺾고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합류하고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가세하며 현대건설의 맞수로 주목받고 있다.
2020-21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GS칼텍스도 세터 안혜진, 리베로 한다혜가 대표팀에 차출됐고, 주포 강소휘는 수술을 받아 빠진 상황에서도 '곰돌희' 김희진이 분전한 IBK기업은행을 완파하고 정상 탈환에 나섰다.
1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장신 세터 안예림과 새 얼굴 김세인의 활약에 힘입어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5-21 25-20 21-25 32-30)로 꺾었다.
2021-2022시즌 여자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현대건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아쉽게 우승이 아닌 '1위' 타이틀만 가져갔지만 지난 시즌 역대 단일 시즌 여자부 최다승(27승)과 최다 승점(80점), 최다 연승(15연승)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운 여자배구 최강팀이다.
이날 도로공사는 토종 주포 박정아가 대표팀에 합류해, 이번 대회에 뛰지 못했지만 키 182㎝의 장신 세터 안예림과 이적과 동시에 리베로에서 날개 공격수로 자리 잡은 김세인의 활약으로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을 꺾으며 정규리그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2021-2022 V리그 신인왕 이윤정보다 안예림을 더 오래 코트에 세웠다. 안예림은 공격을 조율하며, 사이드 블로커의 높이도 키웠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난 세터 이고은의 보상 선수로 지명한 김세인은 도로공사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뛰며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에서 리베로 또는 백업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뛰던 김세인은 이번 컵대회에서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
승부처는 4세트였다.
18-22로 끌려가던 도로공사는 배유나의 시간 차 공격과 김세인의 오픈 공격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김세인은 곧바로 황연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더니, 22-21에서는 오픈 득점을 꽂아 22-22 동점을 끌어냈다.
황연주와 양효진에게 연거푸 공격을 허용해 23-24로 밀렸을 때도 김세인이 퀵 오픈에 성공해 24-24, 4세트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24-24에서는 장신 세터 안예림이 양효진의 공격을 블로킹해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도로공사가 한발 앞서면, 현대건설이 다시 동점을 만드는 구도가 이어졌다.
30-30 랠리에서 김세인 네트를 넘어오는 공을 빈 곳을 향해 밀어 넣었다.
경기를 끝낸 선수도 김세인이었다.
현대건설 양효진의 오픈 공격을 문정원이 걷어 올리자, 김세인이 회심의 오픈 공격으로 혈전을 끝내는 4세트 32점째를 올렸다.
■ KGC인삼공사 고의정, 서브 에이스 7개 포함 20득점 폭발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이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여자부 사령탑 첫 승리를 거뒀다.
인삼공사는 16일 열린 예선 B조 2차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18 25-15 25-20)으로 완파했다.
지난 14일 현대건설(1승 1패)에 패하고 이날 승리한 인삼공사(1승 1패)는 B조에서 먼저 2승을 챙긴 한국도로공사와 18일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인삼공사가 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면, 도로공사에 세트 득실에서 앞서 준결승 진출권을 따낸다. 그러나 한 세트라도 내주면 도로공사가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다.
1, 2차전에 모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한 페퍼저축은행은 18일 현대건설전 결과와 관계없이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세터 염혜선, 미들 블로커 박은진, 아웃사이드 히터 이선우가 국가대표 훈련에 차출되고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 미들 블로커 정호영, 리베로 노란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도 고희진 감독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다. 승리하면 더 좋은 경험이 쌓인다"고 승리욕을 드러냈고, 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챙겼다.
인삼공사는 1세트 0-3으로 밀렸지만, 상대 하혜진의 네트 터치로 1점을 만회한 뒤 서채원의 공격 범실로 2-3으로 추격했다.
이어 하혜진의 공격을 걷어 올린 뒤, 고의정의 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고의정은 3-3에서도 오픈 공격으로 득점해 4-3 역전을 끌어냈다.
이후에도 인삼공사는 고의정을 중심으로 득점을 추가하며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허무하게 빼앗긴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에서는 18-18로 인삼공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18-18에서 이예솔이 퀵 오픈에 성공했고, 곧바로 후위로 이동해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었다.
이어 고의정이 연거푸 오픈 공격에 성공해 순식간에 22-18로 달아났다.
이날 고의정은 서브 에이스 7개를 포함해 양 팀 합해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한 이예솔도 15점으로 힘을 보탰다.
페퍼저축은행은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세터 이고은을 영입하며 기대한 효과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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