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美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성능 시험위한 극저온·진공 장비 개발

이진영 2022. 8. 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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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약 3년간 개발…미국에 설치 완료
NASA, 오는 2025년 4월 발사 예정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 계획

▲스피어엑스 최근 확정된 단면도와 운영 상상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오는 2025년 4월에 발사돼 전천(全天) 즉 3차원 우주 지도를 작성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비를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해 현지에 설치를 완료했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12곳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기관이 아니다.

약 2년 6개월간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영상과 각 천체가 방출한 스펙트럼을 재구성하면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에 의한 우주생성 이론과 은하 형성 및 진화의 정보를 담은 적외선 우주배경복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명체가 존재가 가능한 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도 걸려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의 성능 시험을 위한 핵심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천문연의 이 장비는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해 2019년 8월 개발에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 중 핵심장비는 극저온 진공챔버다.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한 적외선을 우주에서 관측하려면 우주의 온도보다 한층 저온으로 냉각되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스피어엑스에 최적화해 개발한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특히 기존 극저온 진공챔버와 달리, 천체가 내는 빛의 파장과 비슷한 적외선 빛을 넣을 수 있게 제작돼 망원경 및 카메라의 냉각 및 광학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앞으로 개발할 스피어엑스 망원경을 넣고 시험을 해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고르게 제대로 맞춰지는지 검증하고,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 즉, 어떤 색깔이 보이는지를 측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극저온 챔버에서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챔버 자체뿐만 아니라 고가의 망원경을 안전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보조 장비 등도 필요하다.

▲스피어엑스 검교정 장비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망원경 정밀 로딩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극저온에서 파장과 초점을 측정할 적외선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들도 설계·제작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으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및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의 주요 하드웨어는 우주에서 냉각을 위한 외곽 차폐막(JPL),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Caltech), 적외선 망원경(Ball Aerospace), 스피어엑스의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천문연)로 각 기관이 역할 분담해 개발하고 있다.

이번 천문연의 스피어엑스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는 전체 스피어엑스 프로젝트 차원에서 작년 상세 설계 이후 본격적으로 스피어엑스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천문연과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오는 2023년 상반기 미국 캘텍에서 망원경의 광학성능을 검증하는 검교정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설치한 극저온 진공 챔버를 활용해 망원경의 우주환경시험을 주도하고,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및 핵심 과학연구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는 계획상 오는 2025년 4월에 태양동기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온 하늘을 총 네 번 102개의 색깔로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태양동기궤도란 위성 궤도면의 회전 방향과 주기가 지구의 공전 방향과 주기와 같은 궤도로서 태양과 항상 일정한 각도를 유지한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캘텍에서 스피어엑스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기기 과학자인 필 콘굿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천문연의 진공챔버가 스피어엑스 발사에 있어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 정웅섭 박사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경우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데 반해, 스피어엑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제공하는 망원경"이라며 "추후 스피어엑스로 발견한 천체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거대마젤란망원경 등을 활용한 후속 관측 및 연구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또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요 하드웨어 장비 중 하나"라며 "우주 관측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공유했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스피어엑스란?

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으로,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한 적외선을 볼 수 있는 우주망원경이다. 미국 캘텍 주관으로 천문연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2800억원 규모의 NASA 중형미션이며, 2021년 상세 설계 단계를 통과해 망원경이 제작되고 있다. 천문연은 2016년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했으며,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서 유일한 국제 협력 기관이다.

영상분광 기술을 이용해 온 하늘을 총 102개의 색깔로 촬영할 수 있다. 영상분광 기술이란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영상관측'(Imaging)과 개별 천체의 파장에 따른 밝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관측'(Spectroscopy)이 통합된 기술이다.

분광관측이란 파장에 따라 내는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천체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우주 거대 구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개별 천체들이 얼마나 우리로부터 빨리 멀어져 가고 있는지(Redshift, 적색이동)를 측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개별 천체들의 분광 정보가 필수적이다.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는 전 세계적으로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우주 탐사 관측이다. 오는 2025년 4월에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0.75 ~ 5.0μm 파장 범위에서, 낮은 분광 분해능(λ/Δλ = 40 – 150)으로 전천 탐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약 20억개의 천체들에 대한 개별적인 분광 자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이러한 방대한 관측자료를 통해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적외선 우주배경복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를 찾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계 탐사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피어엑스로 확인된 특이 천체를 중심으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를 활용한 후속 관측 수행 및 연구 예정이다. 다시 말해 스피어엑스가 우주라는 숲 전체를 조망하면 제임스웹으로는 나무, 즉 특이 천체를 세밀하게 관측해 우주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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