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빅3' 현대차, 여전히 길은 멀다

이새하 2022. 8. 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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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포니1'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처음 만든 승용차다. 이전에는 포드 등 다른 기업과 제휴해 모델을 들여와 겨우 조립을 하기도 바빴다. 그랬던 현대차그룹은 이제 당당히 도요타그룹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전 세계 판매량 3위 자동차 회사가 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반사효과'이지만, 그만큼 현대차그룹의 유연한 경영이 위기 속에 빛났다고 볼 수 있다.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차들을 재빠르게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대처한 것도 선전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1, 2위와 현대차그룹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이 같은 격차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실패에서 비롯된다. 올 상반기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약 15만대를 판매할 때,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와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는 각각 200만대를 넘게 판매했다.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한다는 것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은 분명 빨랐다. 하지만 도요타는 물론 폭스바겐, GM 등이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여기에 북미 조립을 조건으로 하는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과 비야디(BYD)와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브랜드들도 현대차그룹을 압박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LMC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은 10.3%로,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점유율은 2030년 8.1%로 줄어들고, GM과 테슬라, 도요타, 포드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차를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라고 부를 만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도 부족하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정보기술(IT) 인재 1만명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1000명 정도 확보했을 뿐이다. 미국은 지금도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등 질적 성장도 함께 가야 현대차그룹이 '넘버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산업부 = 이새하 기자 ha1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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