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들이 기후변화에 맞서 취약한 나라 도와야"

박용하 기자 입력 2022. 8. 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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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지명자
중남미 그레나다 환경부 장관 지내…위기 맞은 섬나라들 배려 ‘신호’
유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창의적 접근법을 만들어온 진정한 투사”

유엔의 기후변화 대응을 이끌 수장으로 중남미 섬나라 그레나다의 환경부 장관을 지낸 사이먼 스티엘(사진)이 임명됐다. 기후위기가 생존과 직결되는 섬나라 국가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스티엘을 지명했으며 UNFCCC 사무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 측은 스티엘 지명자에 대해 “기후위기에 맞선 범지구적 공동 대응을 위한 창의적 접근법을 만들어온 진정한 투사”라고 설명했다.

스티엘 지명자는 영국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14년간 노키아 등 여러 기술 기업에 몸담았다. 그 뒤 모국에 돌아와 여러 정부 부처에서 고위 공무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2022년 6월까지는 환경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스티엘 지명자는 그간 UNFCCC 당사국총회에서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고, 취약국들을 돕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그는 지난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80%,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행동할 수 있는 부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스티엘을 지명한 것은 “기후위기에 취약한 섬나라 국가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레나다 등의 도서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침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자메이카 정부 관계자는 “스티엘은 개발도상국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며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전체 국가들이 그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UNFCCC가 지명안을 승인함에 따라 스티엘 지명자는 곧 사무총장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새 사무총장으로서 그의 첫 과제는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COP26 이후 전 세계적인 기후 약속이 흔들리고 있어 쉽지 않은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다수의 국가들은 기후 문제보다 에너지와 식량 확보에 몰두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최근 미국과 갈등하며 기후 문제에 대한 협력을 철회하기도 했다.

런던정경대(LSE)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밥 워드 정책담당 국장은 가디언에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려는 목표가 세계의 손아귀에서 거의 빠져나가려 하는 순간에 스티엘이 찾아온 것”이라며 “미·중 갈등, 에너지 위기와 같은 (기후 약속의) 장애물에 그가 적극적으로 맞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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