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비중 1위' 제주..화재 진압 장비는 '미흡'
[KBS 제주] [앵커]
요즘 환경 등을 생각해서 전기차 타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열이 오르는 이른바, '배터리 열 폭주' 현상 때문에 쉽게 꺼지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국에서 전기차 비중이 가장 높은 제주는 정작 화재 진압 장비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소방대원이 불이 난 차를 향해 연신 물을 뿌립니다.
새벽 시간대 주차 중인 전기차에서 갑자기 불이 난 건데, 불이 꺼지기까지 4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한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제주시의 한 주택가에 주차된 전기차에서도 불이 나 차량이 모두 타기도 했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불이 나면 배터리 온도가 천 도까지 오르는 이른바, '열 폭주' 현상 때문에 화재 진압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위험한 게 사실입니다.
얼마나 빨리 열을 식힐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독일 등에서는 불이 난 전기차를 컨테이너 수조에 넣어 끄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동식 냉각 수조'가 개발됐지만, 부산과 세종, 경기에만 있고 제주에는 없습니다.
[공하성/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전기차 화재는 냉각 소화와 질식 소화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데요. 이동식 냉각 수조가 그나마 효과가 가장 우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이동식 냉각 수조' 11점과 산소 공급을 막는 '질식 소화 덮개' 22점, 차량 하부 배터리에 소방수를 뿌리는 '상방 방사 관창' 13점 등 3종의 진압 장비가 모두 구비되 있습니다.
반면, 전기차의 메카라고 자부하는 제주는 질식 소화 덮개 4점뿐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제주의 전기차 대수는 2만 8천여 대로, 부산보다 만여 대나 더 많은 걸 감안할 때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 "(제주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화재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한 각종 소화 장비가 좀 더 많이 갖춰져야 한다는 겁니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전기차 화재가 한 건도 없었지만, 2019년과 2020년 1건씩 발생했고 올해는 벌써 2건이 발생하는 등 전기차 보급과 비례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소방본부는 추경 예산을 편성해 올해 안에 '이동식 냉각 수조' 2점을 우선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변연주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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