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해평취수장 이용 포기..안동댐으로 눈 돌려

백경열 기자 2022. 8. 1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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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측 부정적 입장에
"기존 합의사항 파기 간주"
안동시와 댐물 이용 협의
환경부 "공식 요청 없어"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이 16일 대구시 동인동 청사에서 대구 취수원 다변화 사업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가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오는 기존 취수원 다변화 사업 절차를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대구시는 안동댐 물을 대구 취수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은 16일 “구미시와 취수원 다변화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최근 김장호 구미시장의 발언을 두고 기존 합의사항이 파기된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로 당선된 구미시장이 대구시가 지난 30여년간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입고도 인내하면서 맺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에 대구가 수원지를 옮긴 것”이라며 “더 이상 물 문제로 구미시장과 협의할 것도 논의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취임 이후 기존 취수원 관련 협약이 지역 발전과 이익이 되는 내용이 별로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시장은 이날 “지난 4월 체결한 협정은 구미시민과 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당시 협정을 맺은 주체 당사자가 대부분 바뀌어 실질적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4월 협정은 국무조정실·환경부·대구시·경북도·구미시 등이 당시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평균 30만t을 추가 취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을 말한다.

당시에는 대구시가 하루에 필요한 물의 절반 정도를 해평취수장에서 공급받는 대신 구미 시민을 위한 예산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관계기관들이 합의했다. 올해 6월에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관로(45.2㎞) 건설이 정부 사업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결국 대구시는 이 협정을 파기하는 대신 안동댐 물을 대구 취수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홍 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에서 만나 낙동강 상류 댐의 물을 대구시가 이용하는 데 원칙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대구시는 안동시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한국수자원공사 및 정부와도 정책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안동시와는 앞으로 협력사업을 벌이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산업단지 조성 시 혜택을 준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홍 시장은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관로를 설치해 안동댐·임하댐 물을 대구의 취수원으로 사용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댐 물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가 70%, 국가가 30%의 예산을 들여 관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 경우 대구시는 1급수인 안동댐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기존 협정을 파기하고 싶다는) 요청이 온 게 없다”며 “향후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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