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료 현실화·해고자 복직 요구..하이트진로 화물기사 '고공 농성'
"사측이 대화 응하지 않고
더는 물러날 곳이 없어"
운송료 현실화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하이트진로 화물기사들이 16일 본사 사옥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조합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7시쯤부터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했다. 일부 조합원은 옥상 광고탑에 올라 ‘노조 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철회 전면복직’이라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노조는 사측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손배 청구 등 노조 탄압으로 맞섰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노동자의 요구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치솟는 물가는 무시한 채 15년 전에 머문 임금을 정상화해달라는 것, 나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과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 기본적인 휴식을 보장해달라는 것,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해달란 것”이라며 “사측에 교섭을 통해 대화하자고 요구하니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운송사를 총알받이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손배 청구도 모자라 개인의 자택과 차량에까지 가압류를 걸며 화물노동자를 옥죄고 있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고 했다.
하이트진로 화물기사 132명은 지난 3월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하며 파업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공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이다.
수양물류가 파업 화물기사의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트진로가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갈등이 더 커졌다. 화물기사들은 이달 초부터 강원 홍천 공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파업 기사 11명에게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2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시위 과정에서 공장 입구를 막는 바람에 주류 출고를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노동계는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정당한 노조활동을 훼손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생존권과 노동조합을 지켜내기 위한 운송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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