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위 신칸센·건국절..'부끄러운 광복절'
송파구청 "건국절, 아름다운 날".."역사관 편협" 비판받아
공공기관들 잇따른 부적절한 사진·문구 노출에 논란 가열

공공기관이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홍보물에 부적절한 사진이나 문구를 활용했다 뭇매를 맞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국가철도공단은 광복절 기념글을 올리면서 태극기·무궁화와 함께 일본 고속열차인 신칸센 사진을 합성해 넣었다가 사과했고, 서울 송파구청은 광복절 기념 현수막에 ‘74주년 건국절’을 함께 명시해 논란이 됐다.
국가철도공단은 16일 인스타그램에 “소셜미디어 채널에 게시된 ‘8·15 광복절 특집’ 콘텐츠에 부적절한 이미지가 사용된 사실이 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자긍심 높은 철도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책임이 있는 기관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공단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분들께 큰 불편을 드린 점,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미지 수정작업이 지연돼 초동대처가 미흡했던 점 역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철도공단은 광복절인 전날 낮 12시쯤 ‘광복절 77주년 특집’이란 제목의 카드뉴스를 공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이 중엔 태극기를 배경으로 왼쪽 아래엔 무궁화, 오른쪽 아래엔 일본의 고속열차인 신칸센이 그려진 그림이 포함됐다. 시민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공단 측은 이날 0시5분쯤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 송파구청이 광복절을 기념해 내건 현수막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송파구청 외벽 전면은 물론 송파구 관내 27개 주민센터에 내걸린 이 현수막에는 ‘77주년 광복절, 74주년 건국절’이라는 문구와 함께 ‘빛을 되찾은 그날 나라를 세운 그날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는 글이 적혔다.
건국절은 뉴라이트 등 보수세력 일부가 주창하는 ‘기념일’로, 이들은 건국 시기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아니라 초대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소속인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페이스북에 현수막 사진을 게시하며 “1945년 8·15 해방은 1948년 8·15 건국을 하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었다”며 “1945년 8·15부터 1948년 8·15까지 미군정 시대였고 백성들이 드디어 주인으로 등극한 날이 1948년 8·15 건국절이다. 74주년 건국절이 77주년 광복절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두 번 다시 우리 국민이 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공산주의자들의 어떤 협박이나, 공산 추종 세력의 어떤 우민화 조작 선동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자유인, 스스로의 운명을 자기 책임하에 개척하는 자유인이 됐다. 이 땅의 주인 국민은 위대하다”고 썼다.
이에 정부 공식 기념일이 아닌 건국절을 공공청사 현수막을 통해 기념한 데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서 구청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도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송파구청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우리 구청장, 일관되게 편협한 극우의 역사관을 보여준다. 주민들에게 창피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송파구청 측은 “현수막은 지난주 월요일부터 게시됐고, 이날 중으로 철거 예정”이라며 “게시 전 논란 여부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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