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美 자회사 등 신약개발에 2827억 투입.."리보세라닙 등 임상·상업화 속도"

맹준호 기자 2022. 8.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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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통해 유상증자 자금 활용계획 밝혀
100% 자회사 미 엘레바에 2297억, 40% 종속회사 이뮤노믹에 530억 지원
"대전 둔곡 헬스케어사업부 제2공장 건설과 운영자금으로도 자금 활용"
[서울경제]

HLB(028300)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3256억 원 중 2827억 원을 미국 자회사들에 투자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등에 활용한다. 미국을 비롯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HLB가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유증을 통해 공모한 자금을 이같이 사용할 계획이다. HLB는 12일 3256억 원의 대규모 유증을 단행해 타법인증권 취득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약일은 10월 26~27일이며 납입일은 11월 3일이다. 신주는 11월 17일 상장된다.

1735A16 HLB 유상증자 자금 주요 사용처

HLB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100% 자회사인 미국 법인 엘레바테라퓨틱스(엘레바)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2297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엘레바는 HLB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과 임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엘레바는 현재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새로 조달한 자금 중 2034억 원은 임상개발에, 263억 원은 상업화를 위한 마케팅에 사용할 예정이다. HLB 측은 “엘레바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리보세라닙 단독 및 타 약품과의 병용요법을 연구개발하고 있어 임상 진행 등에 지속적으로 자금 소요가 발생한다”며 “기존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과 상업화 관련 비용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LB는 40.1% 지분을 보유한 이뮤노믹테라퓨틱스에도 임상 비용 지원 목적으로 530억 원을 투입한다. 이뮤노믹은 2006년 미국 매릴랜드에서 설립한 회사로 존스홉킨스 대학과 듀크 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면역 플랫폼 기술 ‘유나이트(UNITE)’를 개발했다.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교모세포종 백신 ‘ITI-100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상태이고, 메르켈세포암 치료제 ‘백신 ITI-3000’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교모세포종은 미국과 유럽에서 연간 2만6000명 가량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허가받은 세포독성항암제인 ‘테모달’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이 5% 이하에 불과해 신약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HLB 측은 설명했다.

HLB는 또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300억 원을 헬스케어사업부의 대전 둔곡 제2공장 건설을 위한 시설비로 활용한다. HLB의 헬스케어사업부는 진단키트, 손소독제 등을 생산하던 회사인 에프에이를 인수한 뒤 내부화시킨 조직이다. 기존 에프에이가 2020년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부지에 제2공장을 설립하고 기업부설 연구소도 확장 이전할 방침이다. 아울러 HLB는 유증 자금을 활용해 부채 48억 원을 갚고 복합소재 사업부문 원재료 매입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도 80억 원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양곤 HLB 회장. 사진 제공=HLB

시장에서는 HLB가 현재 회사의 운명이 걸린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13개국 543명 환자 대상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시험을 벌여 1차 유효성 지표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올 5월 도출한 데 이어 다음달 9일 프랑스에서 파리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해당 임상의 전체 데이터를 공개한다. 생존기간이 2020년 승인된 ‘아바스틴+티센트릭’ 병용요법의 19.2개월보다 길게 나올 경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엘레바는 항서제약과 함께 간암 1차 치료제 허가 진행을 위해 미 FDA에 예비 신약허가신청(프리-NDA·BLA)을 냈다고 12일 HLB가 밝힌 바 있다. 프리-NDA는 신약허가 신청 방향성과 제출자료 등에 대한 사전 컨설팅을 받는 자리로 10월 중순 전 FDA와의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엘레바는 또 이와 별도로 리보세라닙 단독 요법으로 2상을 마친 선낭암에 대한 FDA 가속승인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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