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눕고 엎드리고.. 역대급 무대 선사 고척돔 가득 채운 '작은 거인'

이복진 입력 2022. 8. 16. 21:01 수정 2022. 8. 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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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과 같은 오늘(광복절) 서울에서 공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최고의 날입니다. 오늘만큼은 함성을 지르고 뛰고 춤추고 울고 다 하길 바랍니다. 함께 좋은 시간을 가져요."

지각 공연이었지만 팬들은 "일부러 광복절을 맞춰 8시15분에 하는 거 같다"는 말을 나누면서 빌리 아일리시를 기다렸으며, 마침내 스타가 등장하자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앞서 4년 전 내한무대에서도 빌리 아일리시는 한 팬이 건넨 태극기를 걸치고 공연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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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4년 만에 내한 공연
2집 '해피어 댄..' 발매 기념 월드투어
자유자재 곡 완급 조절 2만여 팬 매료
"4년 전과 같은 오늘 서울 공연 기뻐"
광복절 '태극기 퍼포먼스' 관객 호응
메가히트곡 '배드 가이' 떼창 대미 장식

“4년 전과 같은 오늘(광복절) 서울에서 공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최고의 날입니다. 오늘만큼은 함성을 지르고 뛰고 춤추고 울고 다 하길 바랍니다. 함께 좋은 시간을 가져요.”

빌리 아일리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2만여 팬들과 함께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당대 팝문화 아이콘인 스타 가수의 단독 공연이자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2년 7개월 만에 다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번째 콘서트였다.
팝스타의 아이콘 빌리 아일리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 고척 스카이돔에서 2만여명의 팬들과 함께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4년 전과 같은 오늘 서울에서 공연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함성을 지르고 뛰고 춤추고 울고 다 하자”고 말했다. 현대카드 제공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해 7월 발매한 정규 2집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 기념 월드 투어 일환이다. 올해 2월 재개된 월드 투어는 6월 유럽 공연까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한국 방문은 2018년 8월 15일 이후 4년 만이다.

공연 예정 시각은 오후 8시였으나 8시17분이 돼서야 공연장이 암전되면서 빌리 아일리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각 공연이었지만 팬들은 “일부러 광복절을 맞춰 8시15분에 하는 거 같다”는 말을 나누면서 빌리 아일리시를 기다렸으며, 마침내 스타가 등장하자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Dead or Alive)’라고 적힌 검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빌리 아일리시는 ‘인트로(Intro)’에 이어 ‘베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를 연달아 쏟아냈다. 두 번째 곡인 ‘아이 디든트 체인지 마이 넘버(I Didn’t Change My Number)’를 부르기 전에는 잠시 짬을 내 팬들에게 인사하며 함께 공연을 즐기자고 했다.

‘NDA’를 부를 때는 이 노래를 안다면 따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데어포어 아이 앰(Therefor I Am)’, ‘유 슈드 시 미 인 어 크라운(you should see me in a crown)’ 등 히트곡을 부를 때 팬들은 따라 불렀다.

공연은 빌리 아일리시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차분하면서 따스한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해피어 댄 에버’ 등을 부를 때 빌리 아일리시는 무대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뛰어다니고 눕고, 엎드리고, 무대를 자유롭게 휘저었다. 무대 뒤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거미, 스포츠카 등으로 곡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붉은 계통 조명과 레이저는 그의 에너지를 보여주듯 공연장을 열정으로 고양시켰다.
이날 공연은 완급 조절도 일품이었다. ‘골드윙(GOLDWING)’이나 ‘옥시토신(Oxytocin)’, ‘웬 더 파티스 오버(when the party’s over)’ 등을 부를 땐 속삭이는 듯한 창법과 파란색 계통의 무대 조명으로 상반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공연의 절정은 ‘유어 파워(Your Power)’와 ‘더 서티스(The 30th)’에서 만들어졌다. 빌리 아일리시는 무대 가운데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친오빠 피니어스와 함께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팬들은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 그의 노래에 화답했다.

내한 가수들이 종종 선보이는 태극기 퍼포먼스도 이날 이뤄졌다. 빌리 아일리시가 ‘로스트 코즈(Lost Cause)’를 열창하던 중, 한 팬이 태극기를 건넸고 이를 펼친 뒤 어깨에 걸쳐 멘 것. 앞서 4년 전 내한무대에서도 빌리 아일리시는 한 팬이 건넨 태극기를 걸치고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빌리 아일리시는 공연 중간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팬서비스도 했다. ‘올 더 굿 걸스 고 투 헬(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무대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공연의 대미는 메가 히트곡 ‘배드 가이(bad guy)’. 전주가 나오자마자 팬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서 춤추고 노래를 함께 불렀다. 빌리 아일리시는 “오늘 밤 공연장을 찾아와줘서 고맙다. 여기에서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며 “너무 행복하다. 사랑한다. 서울. 굿나잇”이라고 끝인사를 건넸다.

이날 공연에서는 노래에 따라 시시각각 자유자재로 변하는 빌리 아일리시의 존재감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무대에 혼자 올랐지만, 무대 위를 쉼 없이 뛰어다니는 그로 인해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더불어 노래마다 다양한 감정을 담았던 그의 목소리는 공연장을 찾은 2만여명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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