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 지구 생명태동 결정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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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떠있는 소행성이 생명의 기원이 되는 물질을 외계로부터 지구로 운반하는 요람이 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020년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류구(龍宮)의 광물시료를 분석한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팀이 유기물이 광물에 포함된 상태로 지구에 운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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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등 끈 모양 분자구조 유기물 밀집
광물에 섞인 상태로 지구에 떨어져
생명 발생 화학반응 일어났을 수도
연구팀은 지구에서 3억㎞ 떨어진 곳에 있는 류구가 46억년 전 태양계가 탄생할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특성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세 개의 시료 알갱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물을 포함하고 있는 광물 내부에서 끈모양 분자구조를 가진 유기물이 밀집된 형태로 발견됐다. 유기물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아미노산이나 당(糖)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류구 광물시료를 분석한 오카야마(岡山)대 연구팀은 아미노산 23종류를 확인했으며 이 중에는 생명의 기원이 될 수 있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지난 6월 발표한 바 있다.
류구가 태양계의 가장 외곽에 있는 해왕성 바깥 천체로부터 분리된 뒤 화성과 지구 사이의 현재 위치로 이동해 왔음을 시사하는 결과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광물의 수소, 질소 질량을 분석한 결과 해왕성 바깥쪽 우주 먼지와 비슷한 성분인 것이 밝혀졌다”며 “이동과 분열을 거듭하며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종래 연구에서는 소행성은 탄생 후 큰 이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동을 많이 한다는 설이 부상하고 있다”며 “류구의 이동경로가 밝혀지면 이런 수수께끼에 대한 대답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류구 형성의 기초가 된 미립자에는 물과 유기물이 많이 포함돼 있다”며 ”태양계의 안쪽으로 이동해 오면서 지구에 물과 유기물을 공급했다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끈 이토 모토(伊藤元雄) 주임연구원은 “유기물이나 물은 열이나 충격에 약하지만 광물이 요람 역할을 해 지구에 생명의 재료를 안전하게 운반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광물이 유기물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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