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공포에 유가 6개월래 '최저'..상승 변수도 산적

김표향 2022. 8. 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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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유가가 최근 내림세로 돌아서더니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도 경기 침체 신호가 커지자, 유가는 더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 침체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유가를 끌어올릴 변수 역시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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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기 침체 신호, 유가 더 끌어내려
하락 요인 많지만, 상승 요인 역시 적지 않아
글로벌 인플레 정점 찍어 당분간 하락세  전망 높아
4일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유가가 최근 내림세로 돌아서더니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도 경기 둔화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시장의 관심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잠재적 수요 분출로 반등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배럴당 200달러 넘긴다더니...경기 침체 우려에 유가 80달러대로 '뚝'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2.68달러) 하락한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80달러대에 거래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3월과 본격 휴가철이 시작된 6월 초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훌쩍 넘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면서 하반기에는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유가는 최근 두 달 사이 30% 이상 떨어졌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9주 동안 연일 하락해 전국 평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밑돈다.

유가를 끌어내린 주요 동인은 각국 중앙은행의 빠른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다. 특히 최근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도 경기 침체 신호가 커지자, 유가는 더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8%, 소비판매는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각각 4.6%, 5.0%)에 한참 못 미쳤다. 청년 실업률도 19.9%로 2018년 통계 발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경제 지표 부진은 세계 석유 소비량 15%를 차지하는 중국 내 수요 약화 전망으로 이어지며 유가를 아래로 더 끌어내리고 있다.


향후 유가 향방은?...변수 많아 예측 어려워

아래로 방향을 튼 유가가 현재의 하락세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유가를 끌어올릴 변수 역시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유럽행 가스관을 완전히 잠그면 유가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이 봉쇄를 완화하고 시장을 개방하면 석유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등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하는 것도 유가 급락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분간 유가 약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기 침체 공포로 석유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8월 첫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220만 배럴로 2020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지만, 휘발유 소비량은 1년 전보다 하루 30만 배럴 이상 줄었다. 미국은 전 세계 휘발유 3분의 1을 소비하는 나라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도 유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만약 핵합의가 타결돼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릴 경우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면 유가는 더 떨어진다. 에너지 분석업체 ESAI에너지 세라 에머슨 사장은 “중국이 3분기 석유 수입을 줄였고 여름철 휘발유 소비 시즌이 끝나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유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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