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승전의 감동을 잇다..'통영 승전무 보존회장' 장영미

KBS 지역국 2022. 8.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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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77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통영에선 한산대첩 축제가 14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충무공의 무공과 승전을 기념하는 축제에 '통영승전무'가 빛을 더했는데요.

50년을 한결같이 통영승전무의 원형을 지켜온 춤꾼을 경남인에서 만납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때 당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역사적 현장에서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승전의 기쁨을 나누는 화합의 춤.

장영미 씨의 춤사위에는 통영 전통춤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장영미 씨와 제자들의 북춤 연습이 한창입니다.

조선 삼도수군통제영 교방청에서 전해온 통영 북춤은 이충무공이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추게 한 춤입니다.

북을 사이에 두고 4명의 원무와 12명의 협무로 이뤄진 북춤은 궁중 무고형의 정수를 보여주는데요.

한삼을 낀 손으로 북을 어루는 원무에 창사가 흥을 더합니다.

[장영미/통영승전무보존회장·전승교육자 : "지화자란 뜻은 원래 '좋다' 이런 뜻이잖아요.어기야 어기여차 하는 뱃노래 창사가 있고 '우리 충무장군 덕택이요' 하는 이충무공의 뜻을 공을 기리는 그런 창사의 뜻도 있고…."]

특히 두 명씩 쌍을 이뤄 껴안듯 추는 '쌍오리'를 통해 승전의 기쁨을 나누고 화합을 염원합니다.

["이렇게 오리 모양, 나비가 쌍쌍이 어우러진다는 이런 뜻도 있고 서로 얼싸 안으면서 화합하는 그런 느낌의 춤동작…. 어릴 때부터 이 춤을 추면서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어떤 긍지를 가지고 이렇게 췄던 것 같아요."]

장영미 씨는 열다섯 살에 통영에만 전해오는 이 춤사위에 반해 승전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눈팔지 않고 평생 춤꾼으로 살면서 승전무의 원형을 이어받은 만큼 자부심도 남다릅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치는 예옥 씨가 옛 스승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통영의 춤을 지키고 세계에 알리려면 원형을 제대로 배워야 한단 마음에서였습니다.

[이예옥/제자 : "의무감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있고 승전무는 역사적인 춤이기 때문에 제가 이탈리아 사람을 가르칠 때도 이야기와 역사랑 몸이랑 같이 가르치는 유익한 춤이라고 생각돼서…."]

한산대첩 축제에 선보일 공연을 앞두고 스승들이 합류했습니다.

엄옥자 선생은 통영 검무로, 한정자 선생은 통영북춤으로 70년 평생 전통춤을 지켜온 거목.

두 인간문화재는 나란히, 국가무형문화재 21호 통영승전무 전수에 평생을 쏟았습니다.

[한정자/통영승전무 북춤 예능보유자 : "다른 데 없는 거을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로 지정된 춤이니까 여기서만 할 수 있다는 그런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후배 양성을 하고 있는 셈이죠."]

교방청 소속 고 정순남 선생에게 승전무의 원형을 전수 받은 두 예능보유자는 전승교육사 장영미, 김정희 씨를 비롯해 여러 이수자를 배출했는데요.

여든에도 장구채와 북채를 놓지 않는 천생 춤꾼, 장영미 씨에게는 승전무 그 자체입니다.

[엄옥자/통영승전무 칼춤 예능보유자 : "원형을 따로 지키고자 하는 그런 젊은 세대들이 잘 없어요. 힘든 춤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보존회를 찾아와서 춤을 배우려고 하고 너무나 뿌듯하고 보람이 있죠. 아주 잘하고 훌륭하게 잘 해내고 있어요."]

당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당포성지에서 승전의 춤판이 재현됐습니다.

승전무의 원형을 지키고자 한 스승의 뜻과 길을 잇는 것. 오직 춤만 추며 살아온 춤꾼의 바람을 다지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장영미/통영승전무보존회장 : "과거에 추던 춤을 선생님들한테 저희들이 배워서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추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고 행복합니다."]

승전무와 함께한 반세기.

장영미 씨에게 춤은 무엇일까요?

["춤은 그냥 제 삶인 것 같아요. 아무것도 그냥 안 하고 그냥 춤만 췄으니까. 승전무만 했어요."]

통영 바다에 울려 퍼진 벅찬 승전고의 울림을 온몸으로 전승하는 장영미 씨는 어제와 내일을 잇는 오늘의 춤꾼입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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