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코로나 방역, 간판만 바꾸면 뭐하나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기생충에서 가난하고 무능한 가장 기택의 대사는 많은 관객의 공감을 불렀습니다. 한계에 다다른 가장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가 '무계획의 계획'이라는 아이러니.
그런데, 정부의 코로나 방역을 지켜보면서 이 장면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문재인 정부 때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며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은 이후 자율방역으로, 또 표적방역으로 석 달여 만에 세 번이나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때문에 혼란스러운 국민들은급기야 정부가 방역에 대해 계획을 갖고 있기는 한 거냐고, 심지어는 국민이 알아서 하라는 '각자도생식 방역이냐'는 비아냥까지 쏟아내고 있습니다.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확진자 전망치도 실망을 키웠습니다. 지난달 19일엔 '8월 중순 최고 28만 명에 달할 것'이라더니, 7월 말엔 20만 명이 될 거라고, 또 이달 초엔 15만 명으로까지 낮췄죠. 그러더니 며칠이 지난 10일엔 다시 20만 명으로 늘려 잡았습니다.
고위험군의 중증화를 막겠다며 표적방역도 내걸었지만, 오늘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12일 만에 최대. 감염되고도 이를 드러내지 않은 숨은 확진자도 문제죠. 방역의 과학과 자율화를 강조하면서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금이나 유급 휴가비를 없애거나 줄이다 보니 코로나에 걸리고도 굳이 알려서 득 될 게 없다는 생각이 팽배합니다.
자율방역으로 소상공인의 눈물을 닦아주기도 했지만, 방역이 오락가락하면서 지난주 우리나라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100만 명당 만 6,452명으로 216개 나라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한 걸 비과학적이라 규정한 뒤 그것을 하지 않으면 과학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방역 논란을 지켜보며 한 방역전문가 한 말입니다.
정치방역이건, 과학방역이건 표적방역이건 상관없이 현장은 언제나 전쟁터와 같은 치열함과 헌신으로 가까스로 돌아가고 있지요.
'방역을 담당하는 전문 공무원들이 눈치 보고 제대로 일할 수 없게 만드는 정권의 상층부가 제일 문제다.'
이 현장의 목소리가 참 크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코로나방역, 간판만 바꾸면 뭐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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