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靑 개방·출근길 문답' 긍정평가.. 與 내홍·정책 혼선 비판 여론도

김세희 2022. 8. 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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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참사·비선 논란 등 대통령 정제 안된 답변 혼란 야기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공개되는 '국정 구상'이 분수령될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취임 100일은 정치적으로 '허니문' 기간으로 평가받지만, 윤 대통령은 이 기간을 누리지 못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한미정상회담, 6·1 지방선거 등 숨가쁘게 보낸 석달여의 시간 동안 편중 인사와 집권여당 내홍, 정책 혼선 등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에 직면했다. 이런 요인에 더해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리스크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했다. 국정 쇄신을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이른 셈이다. 이날 열리는 기자회견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와 함께 국정운영의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교육부·보건복지부 등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깜짝' 인사 발표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위기 고착이냐 재도약이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적 쇄신과 내부 재정비 등을 통해 국정 동력 회복과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공약했다가 달성하지 못했던 '청와대 이전'을 처음 실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백지화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전을 완료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예산 편성 등에 있어서 협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도 이전 비용만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이전을 한 후에도 계속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서초동 자택 주변이 침수돼 자택에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을 두고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청와대 '졸속 이전'의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비판만 하기에는 100일이라는 시간이 짧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간이 가진 효율성 때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비서실 사무실, 기자실, 회의·접견실, 경호·경찰 인력 공간 등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다. 기존 청와대가 본관을 비롯해 춘추관(기자실), 여민관(비서실 업무동), 영빈관 등 여러 건물로 분산 배치됐던 것과 대비되는 구조다.

구중궁궐 심처에 머물던 대통령에서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는 개방적인 대통령으로 변화시켰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간과할 수 없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과 동선도 고스란히 공개됐다. 상시적으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도 집무실 이전 후에 나왔다. 헌정 사상 처음이기도 하다.

어느덧 출근길 문답은 용산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윤 대통령이 1층 로비를 통해 들어서면, 대기하고 있던 출입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졌다. 이전까지 대통령과 기자간 질의응답이 정식 기자회견 등 제한된 횟수와 형식을 통해 이뤄진 것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대통령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거침없는 화법은 청와대 개방 등과 맞물려 탈권위적이고 친근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같이 득점 포인트로 작용했던 출근길 문답은 갈수록 마이너스 효과가 커졌다.

인사 참사, 비선 논란, 여권내 권력 다툼,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의에 내놓은 답변이 정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답변은 정치적 공방과 혼선을 불러왔다. 참모들은 대통령 발언을 수습하느라 급급한 모양새가 반복됐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윤 대통령도 출근길 문답 방식에 변화를 가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도어스테핑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출근길 문답 초기에 질문을 많게는 7∼8개씩 받았다면, 현재는 2∼3개 정도를 받고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또 일정한 톤과 표정을 유지하며 최대한 정제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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