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각별한 빌게이츠.. 최태원과 백신개발 동맹 맺었다

김진수 2022. 8. 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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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과 공중보건 증진 MOU
SK바사·게이츠재단10년째 협력
코로나·장티푸스백신 임상진행
16일 빌 게이츠(왼쪽 세번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과 최태원(두번째) SK그룹 회장, 최창원(네번째)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이 1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이에 앞서 게이츠 이사장이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는 등 바이오 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영역에서도 협력을 늘리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에게 소아마비 사백신 '유폴리오' 개발 성공에 대한 축하와 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기여한 데 대한 감사 편지를 보내는 등 한국의 바이오 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이 유폴리오를 개발하는 데 우리돈 630억원 가량을 지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17일 귀국하는 게이츠 이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들을 추가로 만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최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도 동석했다. 게이츠재단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당시 그의 아내였던 멀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세계 빈곤 퇴치와 질병 예방 등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게이츠재단과 향후 글로벌 공중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함께 모색하겠다"면서 "넥스트 팬데믹 대응을 위한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약 10년 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3년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멀티주'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초기 단계부터 연구비 약 60억원을 지원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7년 개발도상국용 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 과정에도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 지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장티푸스 백신, 소아장염 백신,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항바이러스 비강용 스프레이 등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의 협력이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금을 받아 개발을 진행했다.

현재 품목허가를 획득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은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웨이브2(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됐는데, 웨이브2는 CEPI가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가동한 프로젝트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로부터 스카이코비원 임상1·2상 등에 쓰일 연구개발비 약 120억원을 지원받았다.

스카이코비원 멀티주는 특히 글로벌 백신 공급 불균형 극복이라는 게이츠재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코비원 멀티주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상온 보관과 유통이 가능해, mRNA 백신을 보관·유통하기 위한 고가의 초저온 설비를 갖추지 못해 백신 공급이 힘들었던 저개발국의 엔데믹 대응에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재단은 향후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코에 뿌리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예방하는 혁신적 형태의 의약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양측은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백신 영역으로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R&D를 통해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TCV)은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지난해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또한 국제 비영리단체 PATH와 공동 개발중인 로타바이러스 백신(NRRV)는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마크 서즈만 게이츠재단 CEO, 트레버 멘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부문 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게이츠재단 사무국에서 만나 R&D 영역을 신규 백신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온 협력 관계를 더 확장해 향후 글로벌 공중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외교부도 이날 게이츠재단과 글로벌 보건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 게이츠 이사장이 서명했다.

우리 정부는 게이츠재단과 협력,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글로벌펀드, CEPI(감염병혁신연합),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등 보건기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ODA(공적개발원조) 정책과 연계해 다자보건협력과 기관 간 지식·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한국의 '글로벌바이오인력양성허브' 지정을 계기로 중저소득 국가의 바이오 인력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글로벌 보건 회복력 강화와 건강 불평등 해소, 백신·진단기기·치료제 공동 연구개발도 확대한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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