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밀착'.. 한·중 '험로'.. 한·일 '산 넘어 산' [윤석열정부 100일]

김선영 2022. 8. 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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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핵심은 한·미 동맹 강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한·미관계는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반면 전임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3불(不)+1한(限) 기조와 G2(미국·중국)의 본격화한 전략경쟁 등으로 중국과는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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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정책
취임 열흘 만에 美와 정상회담
美 주도 IPEF 가입.. 동맹 확대
中과는 사드·칩4 등 난제 산적
대북정책 별다른 호응 못 얻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핵심은 한·미 동맹 강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한·미관계는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반면 전임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3불(不)+1한(限) 기조와 G2(미국·중국)의 본격화한 전략경쟁 등으로 중국과는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담대한 구상’으로 압축되는 윤석열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잇단 무력도발 등으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는 출범 초부터 한·미동맹을 안보 중심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취임 열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한 데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자유’를 연결고리로 한 한·미·일 3각 공조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출범 100일을 맞은 윤석열호(號)는 ‘지금까지의 항적’보다 ‘앞으로의 항해’가 더욱 험난해 보인다. 심화하는 G2의 전략경쟁 속에서 가치외교와 실용외교 사이의 균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 정부는 미·중 사이 균형을 잘 잡아왔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보니 한국이 어떻게 중심을 잡느냐가 가장 심각하고 어려운 문제”라며 “현재까지는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본디”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그럼에도 한·중관계는 위태하다. 새 정부는 전임 정부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에서 벗어나 ‘안미경세’(安美經世·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를 지향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한국 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여전히 상당하다. 외교안보(2+2) 차관급 대화 등을 통해 한·중 간 상생 방안을 찾겠다는 정부의 대중외교 기조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일관계 개선도 ‘산 넘어 산’이다. 정부는 지난달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해법 마련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이웃”이라고 평가하는 등 미래지향적 관계 복원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을 어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새 정부 대북정책은 아직까진 현재진행형이다. 한·미동맹에 기반한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했던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이라는 대북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군사 협력까지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대북제재 부분 면제를 위한 협의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다만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되는 북한을 향한 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 비핵화 실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북한 핵 능력의 부분적 감축이라도 끌어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비핵화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시각에는 단계적, 중장기적 접근이 결여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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