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건 등 文정권때 부패·비리 눈치보지 말고 빨리 처리해야" [릴레이 인터뷰]

김남석 입력 2022. 8. 16. 18:30 수정 2022. 8. 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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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55% 나와야 국정 안정적 운영
현재 25%에 그치고 있어 낙제점 수준
정권교체 다운 인사 아니라 비판 받아
국민들 원하는 핵심 정책에 집중하고
야당과 반드시 협치해야 민심 돌아와
22개국 정상 지지율 美 조사서 '22위'
미·중 등 국제관계서 尹 인정 못 받아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인터뷰. 이슬기 기자 9904sul@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②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지만 '백일 잔치'는 요원해 보인다. 지지율은 20~30%대에 머물고 있고, 인사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홍까지 더해져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6월 3주차부터 8주 연속 떨어졌다. 7월 1주차 조사(37.0%)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고 7월 4주차(28.0%) 조사에서는 30%대 지지율도 무너졌다. 8월 2주차(25%) 조사에서 전주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무렵 직무수행 지지율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져 있다. 2008년 5월 광우병 파동으로 21%까지 떨어졌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통령실 개편 등 인적 쇄신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해야 국정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 구원투수'로 불리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고문은 윤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진심을 다하고, 국민이 원하는 핵심 정책에 집중하며, 야당과 협치해야 민심이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대담 = 강현철 부국장

- 윤석열 정부가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에 점수를 매기자면?

"정부 평가는 결국 지지율을 따라가는 것이다. 현재 지지율이 20%대니까 많이 줘야 20점대일 것 같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55%는 돼야 하는데 25%에 그치고 있다는 건 낙제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제 취임 100일인데 국정 지지도가 이렇게 낮게 나온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현재를 '상당한 위기' 수준으로 진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 이렇게 낮은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사를 우선 꼽을 수 있다. 국민들은 정권이 교체됐으니 지난 정부와는 전혀 다른 '신선한 인사'를 기대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 초년생으로 정치권에 빚이 없으니 '탈 정치 인사'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총리부터 20년전 노무현 정부때 관료였던 사람을 임명했다. 개인의 능력을 떠나, 윤석열 정부의 이미지나 국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인선이었다. 장관도 벌써 4명이 낙마를 했고, 임명된 11명도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건 옳은 인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 현재 공석인 2개 부처 장관 등 추가 인사가 예정돼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의 인사를 보면 '전국의 인재를 널리 구해서 쓴다'는 대통령의 인사원칙과는 다르게 검찰 시절 최측근, 사적 친분 등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주로 임명됐다. 단순히 검찰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권 교체 다운 인사가 아니여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권교체 다운 새로운 맛이 없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게 없다."

- 대통령실 개편 이야기도 나온다.

"비서실장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 현재 대통령실 인사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의 비서실에서 꾸린 것이다. 원래 비서실장이 가장 먼저 임명되고, 나머지 인사를 비서실장이 주도했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생활과 능력 등이 검증된다. 하지만 현 비서실장은 인사가 모두 끝난 뒤에 들어왔다.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대통령실을 꾸릴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에서 최근 나온 발언들을 보면 '비(홍수) 온다고 퇴근 안하냐', '대통령 있는 곳이 상황실이다' 등 국민들 염장 지르는 소리만 하고 있다. 물갈이가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실 뿐만 아니라 100일 정도 됐으면 내각과 국회에서도 능력 없는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 특히 '윤핵관'으로 알려진 사람들도 물러나야 한다. 이명박(MB) 전 대통령도 이른바 '최측근'을 모두 내보내고 나서야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내가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데, 내가 직접 나서서 자리에서 물러나 해외로 가겠다고 했다. 최측근이 물러나면 당내 반대 세력이나 야당에서도 공격의 초점이 사라진다. 인수위 시절 실세였던 인물이나, 초기 인사를 담당했던 인물 중 최소 한 사람이라도 책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여당과 대통령에게 안정감이 생긴다."

- MB 시절 17%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지지도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대책은 뭘까?

"가장 큰 문제는 취임 후 100일이 지날 때까지 국민 피부에 와닿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버스 중앙차선'을 통해 서민들에게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현 정부는 100일동안 경제, 외교, 민생 등 어느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가 없고, 좀 더 지켜보면 잘 하겠지라는 기대감을 주는 비전도 없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제왕적인 대통령제의 권력을 줄였지만 국민들에게 감동까진 주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민에게 와닿는 확실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국민이 요구하는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법안을 각 부처별로 또 국회 상임위별로 정리해 이를 언제까지 바로잡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여당도 바뀌어야 한다. 이전 여당과 다른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도 모자랄 판에 집권 100일이 다 되도록 하고 있는 것은 내분이 전부다. 여당이 새로운 면모를 보이지 못하니 국민들이 저 여당도 틀렸다고 말한다. 국민의 기대와 어긋나는 모습만 보이면서 대통령에 대한 실망, 내각에 대한 실망, 여당에 대한 실망이 이어지고 있다.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남이 비판해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해도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대통령은 지키지만 대통령 잘못은 지키지 않는다. 대통령이 잘못한 일을 옹호하는 것은 오히려 그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다."

-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인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대통령 입장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여소야대 현실에서 야당을 끌어안지 않고서는 인사, 예산 등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취임 이후 아직까지 야당 원내대표와 회동 한 번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야당이 다음 선거일인 2024년까지 대통령과 여당을 공격만 해도 되지만, 여당은 그 2년 동안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치가 필수다.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나서서 대통령과 야당 사이를 연결해야 한다. 여당의 내홍을 잠재우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찾아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당권 정지가 끝나는 6개월 후에 전당대회를 여는 등 전 대표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설득해야 한다. 비대위원장이 안되면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정권 초기에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여당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현재 여당은 권력투쟁을 위한 치졸한 싸움을 하고 있다. 능력을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알량한 권력을 두고 누가 대통령과 더 친한지 싸우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내홍을 정리해야 한다."

- 최근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이 발표됐다. 집권 후 첫 사면인데 이에 대한 평가는?

"집권후 첫사면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대사면이 되었어야 했다. 작은 실리에만 치우쳐 큰 실리를 놓쳤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지만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안된다. 여론에 치우쳐 이미지 관리를 위한 사면을 했다고 본다. 정치, 경제, 형사, 민사 할 것 없이 나라의 기운을 새로 일으키기 위해 대사면을 했어야 했다. 내가 10년간 옥살이를 했다. 정권이 바뀌면 안에 있는 모든 재소자들이 나라가 바뀌었으니 우리도 나가서 새롭게 출발해 보자는 기대감을 갖는다. 새로운 나라 안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대통령의 사면인데 그런 바람을 외면하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싫어하니까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옹졸한 생각이다. 이번 사면에서 정치인이 빠진 것은 국회와의 관계 개선 측면에서도 악수로 작용했다. 여야 대통합을 위해서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는데 국민 여론을 핑계로 경제인만 사면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실수다."

- 직면한 경제 문제에 대한 해법은.

"후보 시절부터 세계경제가 인플레 흐름을 보였던 만큼 현재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경제위기는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다. 이전 정권을 탓하지 말고 현 정권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서민들을 위해 추석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놨는데, 현재 나온 내용 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MB시절 필수 품목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가격 인상을 억제했던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물가가 올라가는 이유는 코로나19 시기에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돈을 거둬들여야 한다. 당연히 국민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지만 단호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금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 국민들의 인심을 잃지 않고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외교적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외교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외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노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중국의 '사드 3불 발언'에 대한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며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실수이자 오점이다.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으면서 미국이 우릴 인정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고 중국이 우릴 인정해 준 것도 아니다. 외교에서 '하책 중의 하책'을 펼친 것이다. 현재까지 윤 대통령을 지켜본 바로는 외교 정책도 불안하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이 국제 22개 나라의 정상에 대한 지지율을 조사했는데 윤 대통령이 22위로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관계에서 윤 대통령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 현재 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윤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 세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 둘째는 구 정권에서 야기된 문제를 시간끌지 않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 셋째는 내각과 비서실 인사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사건을 포함해 문재인 정권에서 드러난 부패와 비리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적, 정치적 혼란만 가중된다. '정치보복' 논란 눈치를 보지 않고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정리 = 김남석기자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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