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일리노이에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韓기업으론 미국에 첫 설립
500㎖ 생수병 年25억개 규모
내년 착공, 2025년 완공 목표
원재료 안정적 확보가 강점
LG화학은 16일 서울 강서구 LG화학 마곡 R&D 캠퍼스에서 ADM과 'LA(젖산) 및 PLA(폴리젖산) 사업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9월 양사가 주요 조건 합의서(HOA)에 서명한 뒤 이어진 후속 절차로 마침내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ADM은 번지, 카길, 루이 드레퓌스 등과 함께 세계 4대 곡물기업으로 통한다. 4개 회사는 영어 앞 글자를 따 'ABCD'로 불린다. ADM은 전 세계 농업 공급망과 곡물 가공 기술을 갖췄고, LG화학과는 식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소재 개발에 협력해왔다.
LG화학의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LG화학 일리노이 바이오켐'은 그린와이즈 락틱이 만든 젖산으로 연간 7만5000t 규모의 바이오 플라스틱인 PLA를 생산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500㎖ 친환경 생수병을 만든다면 약 25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 양사 이사회의 최종 심의가 마무리되는 2023년에 두 합작회사의 공장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개 공장 모두 미국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짓는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얻은 젖산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인체에 무해해 주로 식품 용기나 빨대, 생수병, 식기류, 티백 등에 쓰인다.
PLA는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수개월 내 자연 분해된다.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기존 플라스틱의 4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생분해성 소재들과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어 활용성이 높다.
이 때문에 PLA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생산 가능한 PLA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은 현재로서는 LG화학뿐이다. 특히 4대 곡물기업인 중 하나인 ADM과 합작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PLA의 원재료인 젖산은 대량 수급이 어려워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재료를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상업적 규모의 PLA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젖산 생산능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다양한 고부가 제품 개발에 바이오 원료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합작법인 설립은 기후변화와 폐플라스틱 등 환경문제 해결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이라며 "신성장동력의 한 축인 친환경 소재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해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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