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에너지 기업에 3천억弗 뭉칫돈..주가 한달새 50~80% '쑥' [월가월부]
블룸에너지·플러그파워..
기업 대출·인프라투자 밀물
월가 "기업 실적 살펴봐야"
버핏, 美 셰브론·옥시덴털
석유·가스 지분 되레 늘려
"화석연료 vs 친환경에너지
둘 중 하나 선택할 필요 없어"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수소 연료전지 고체산화물(SOFC) 업체 블룸에너지 주가는 30.36달러에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새 주가 상승률은 80.61%에 달한다. 수소 에너지 기업인 플러그파워 주가도 한 달 새 82.46% 뛰었다. 태양광발전·저장장치 업체 선런 주가 또한 같은 기간 50.33% 올라서는 등 최근 친환경에너지 기업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주요 친환경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에지 그린 에너지'는 한 달 새 시세가 29.57% 올라섰다. 미국 석유·가스 등 에너지 대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가 같은 기간 9.66% 오른 점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이달 초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연방 상원까지 통과하면서 매수세가 이어진 결과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조 바이든 정부가 강조해온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을 담고 있다. 석유·가스 가격 고공 행진에 따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한 취지에서다. 해당 법안에는 연방 정부가 3700억달러를 풀어 친환경에너지 생산·소비를 자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리서치 업체 우드맥킨지는 이 조치가 2035년까지 민간투자를 1조2000억달러 유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지난해 이후 전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와 원유 공급 불안이 맞물리면서 석유·가스 가격이 급등했지만 투자자들은 꾸준히 친환경 부문에 자금을 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집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올해 1~8월 친환경에너지 부문에 3037억1000만달러 규모 월가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석유·가스 부문(3223억8000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여기에서 자금이란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이나 부채 인수 혹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대상 기업에 들어간 돈을 말한다.
유가가 빠르게 뛰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친환경 부문에는 5744억1000만달러가 유입돼 석유·가스 부문(5751억1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의 메건 스타 글로벌 임팩트 책임자는 "우리의 답은 화석연료와 친환경 둘 중 하나에만 있지 않다"면서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친환경 부문 자금 유입 금액이 석유·가스 부문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점을 고려해 최근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갈등 여파로 화석연료 위기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산업 키우기에 나선 것도 친환경 산업에 자금이 흘러드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디미트리 데이엔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분석가는 "블룸에너지는 수소뿐 아니라 바이오에너지 전환 기술도 보유했다는 점에서 성장성을 눈여겨볼 만하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지원책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배런스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키우고 있는 미국 발전업체 AES를 비롯해 광물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플러그파워, 태양광에너지 장치 업체 선런을 비롯해 한국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프리포트 맥모란은 전기차 부품뿐 아니라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구리 생산 측면에서 강점이 부각된다는 평이다.
다만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월가 큰손들은 석유·가스 기업 주식을 추가 매수하고 있다.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15일 당국에 신고한 '올해 2분기(4~6월) 주요 투자 내역'을 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 석유 대기업 셰브론과 셰일 대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주식을 각각 240만주, 2200만주 추가로 사들였다.
특히 버크셔해서웨이는 6월 말 기준 추가 매수를 통해 옥시덴털 지분의 20%에 해당하는 1억8800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석유·가스와 석탄 등 이른바 화석연료 비중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8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이다.
이에 더해 기존 석유·가스 기업들이 친환경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비어드 모건스탠리 분석가는 "미국의 친환경 보조금은 산업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으며 이미 관련 투자를 시작한 석유 대기업 쉘의 수소 사업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친환경 관련주는 시장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섣부른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헤네시에너지트랜지션 펀드의 벤 쿡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현재 친환경에너지 산업에는 상용화 초기 단계인 기술도 많기 때문에 실적 검증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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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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