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통령선거에서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윌리엄 루토 후보(사진)가 당선됐다. 케냐는 중국이 아프리카 '일대일로' 사업 거점으로 공을 들인 나라지만, 부채의 덫에 빠지면서 강해진 반중 정서에 힘입은 루토 후보가 당선되면서 향후 양국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실시된 대선에서 현 부통령인 루토 후보가 득표율 50.49%로 48.85%를 기록한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 후보에게 앞섰다고 발표했다.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루토 후보는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두려워할 것 없다"고 밝혔다. 루토 후보는 선거 유세 내내 대중 강경론을 내세웠다. 친중 정책을 폈던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지지한 오딩가 후보는 당선되면 상환 기간이나 이자를 조정하는 등 대중 대출을 손보겠다고 약속했지만, 루토 후보는 더 이상 중국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루토 후보는 2017년 중국 자금으로 건설된 표준궤도철도(SGR) 계약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SGR는 남부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수도 나이로비까지 연결하는 총연장 578㎞의 철도다. 케냐 정부는 중국 정부에서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자금 30억달러를 빌려 SGR 사업을 추진했다.
SGR는 운영 첫해인 2017년에만 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15년 기한의 차입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케냐 정부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증세와 긴축 정책을 남발해 식량 가격과 연료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