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50년 전 시상식서 부당 대우 당했던 원주민 배우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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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50여년 전 시상식에서 말론 브란도의 성명을 대독하던 중 인종 차별 등을 당했던 배우 사친 리틀페더(Sacheen Littlefeather·본명 Marie Louise Cruz)에게 공식 사과했다.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말론 브란도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파치족 전통 의상 차림의 리틀페더가 단상으로 올라가 "미국 영화계의 원주민 차별이 심각해 수상을 거부한다"는 브란도의 입장이 담긴 성명서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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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상식 주관했던 회장, 공개 편지 통해 "깊은 사과와 함께 존경을 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50여년 전 시상식에서 말론 브란도의 성명을 대독하던 중 인종 차별 등을 당했던 배우 사친 리틀페더(Sacheen Littlefeather·본명 Marie Louise Cruz)에게 공식 사과했다.
AMPAS는 당시 시상식을 주관했던 데이비드 루빈 전 회장이 지난 6월 18일 리틀페더에게 보낸 서신 전문을 15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신에서 루빈 전 회장은 “그 발언 때문에 당신이 겪은 학대는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다. 당신이 우리 업계에서 겪었던 감정적 부담은 돌이킬 수 없다”며 “당신이 보여준 용기는 너무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사과와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리틀페더는 194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원주민으로, 1973년 할리우드 영화계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을 차별한다며 수상을 거부한 말론 브란도의 성명서를 대독해 유명세를 탔다.
그녀는 성명을 대독하는 과정에서 객석으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지만, 엄청난 인종차별적 야유와 함께 시상식 관계자에게 “60초 이상 발언하면 강제로 끌어내겠다”는 경고를 듣기도 했었다.
약 1분만에 끝난 리틀페더의 대독은 영화계는 물론 미국 연예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루빈 전 회장의 서신을 접한 리틀페더는 “살아 생전에 사과를 받으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아울러 AMPAS측은 9월 중 리틀페더를 초청해 그녀의 일생이 담긴 다큐멘터리 제작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리틀페더가 2021년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70년대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던 리틀페더는 그녀를 눈여겨보던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소개로 브란도와 인연을 맺게 됐다.
브란도가 평소 미국내 원주민의 차별 문제에 관심이 있음을 코폴라 감독으로부터 전해 들은 그녀는 브란도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로부터 1달 뒤에는 브란도를 자신이 일하는 라디오 방송국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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