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데뷔전, 감독도 데이터도 인정..수비·공격 다 잡은 '무결점'

이준희 2022. 8. 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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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김민재(26·SSC나폴리)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히트맵을 보면,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임에도 주로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와 뛰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는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 능력을 수치화하는데, 2022년 들어 김민재는 수비 능력이 쿨리발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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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치른 나폴리 중앙 수비수 김민재
SSC나폴리 김민재가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베로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1라운드 엘라스 베로나와 방문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나폴리 누리집 갈무리

‘철벽’ 김민재(26·SSC나폴리)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수비면에선 유럽 3대리그(스페인·이탈리아·잉글랜드)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이탈리아 무대에 첫발을 디디면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이면서도, 안정감 있고 탄탄했다.

김민재는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베로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1라운드 엘라스 베로나와 방문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팀 핵심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첼시FC)가 떠난 빈자리를 확실히 채운 모습이다. 베로나는 지난 시즌 리그 9위였지만, 득점에선 공동 5위(65점)에 오른 강팀이다.

김민재다운 경기였다. 경기 히트맵을 보면,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임에도 주로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와 뛰었다. 전반 12분엔 하프라인부터 공을 몰고 가 상대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골문을 위협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경기 뒤 “김민재는 완벽하고 위풍당당했다. 괴물이란 별명답게 피지컬과 힘, 개인 능력이 좋았다. 어떤 장면에서는 쿨리발리를 보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의 히트맵. 소파스코어 누리집 갈무리

기록도 좋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을 보면, 김민재는 이날 볼 터치 94회·패스 82개·패스 성공률 90.2%·걷어내기 4회(이상 팀 내 최다)·가로채기 2회·태클 2회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만든 키패스 2개는 김민재가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방증이다. 다만 이날 팀이 2실점을 기록해, 개인 평점은 6.99로 다소 박했다.

“쿨리발리를 보는 듯했다”는 평가는 단순한 립서비스일까, 아니면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 능력을 수치화하는데, 2022년 들어 김민재는 수비 능력이 쿨리발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해 김민재는 수비에서 64점을 얻어 쿨리발리(81점)에 17점 뒤졌지만, 올해 들어선 수비에서 78점을 받아 점수 변화가 없었던 쿨리발리와 차이를 3점으로 좁혔다.

김민재와 칼리두 쿨리발리를 비교한 소파스코어의 능력 평가 자료. 파란색이 쿨리발리, 초록색이 김민재다. 가장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공격, 기술, 전술, 수비, 창의성을 의미한다. 소파스코어 누리집 갈무리

김민재가 오히려 낫다고 평가받는 부분도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이 최근 두 시즌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김민재는 패스·가로채기·집중력·태클이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약점은 한 개도 없었다. 그야말로 ‘무결점’ 수비수다. 오히려 쿨리발리는 패스·집중력· 공 차단이 강점이지만, 절제력이 부족한 게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고 수준 무대다. 특히 동양인 중앙 수비수가 활약하기엔 더욱 어려운 곳이다. 나폴리처럼 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에선 더 그렇다. 축구, 그중에서도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데다 기본적으로 동양 선수에 대한 허들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민재는 ‘나폴리의 왕’으로 불렸던 쿨리발리를 대체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부담감이 클 법도 하지만, 김민재는 이 모든 벽을 넘어 자신이 리그를 대표하는 새로운 ‘철벽’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SSC나폴리 김민재가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베로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1라운드 엘라스 베로나와 방문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케빈 라사냐를 따돌리고 있다. 베로나/EPA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나폴리에 입단한 김민재는 입단 신고식 때 동료들 앞에서 ‘강남 스타일’(싸이) 말춤을 추는 등 팀에 빠르게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경기부터 ‘김민재 스타일’을 확실히 선보인 그가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김민재는 오는 22일 AC몬차를 상대로 안방 데뷔전을 치른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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