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오세훈 '반지하 주택 대책' 내놨지만 결다른 이유는?

진현권 기자 입력 2022. 8. 16. 16:57 수정 2022. 8.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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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년간 반지하 지상 이주 추진..공공임대 23만가구 확보
경기도, 침수지역 방재시설 강화 등 현실적 부분 중심 대책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서울시가 최근 반지하 주택 거주 주민들이 재난에 취약하다며 향후 20년간 반지하 주택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 새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방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집중호우로 들이닥친 빗물을 피하지 못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내놓은 대책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20년 동안 지하·반지하 거주 주민들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키고, 이를 위해 매달 20만원씩 월세를 보조하는 특정바우처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경기도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반지하 주택 주민의 지상 이주대신 침수지역의 방재시설 성능 강화 등 실현 가능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반지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 시도는 반지하 주택 해소에는 이견이 없지만 추진 방안을 놓고선 서로 결이 다른 정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어느 정책이 더 실효성 있게 추진될지 주목된다.

◇서울시, 20년 내 반지하 주택 퇴출…공공임대 23만가구 확보

전국 반지하 주택의 60%가 넘는 서울시는 이번 집중호우에서 반지하 주택 거주민 4명이 사망하고 다수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5일 내놓은 반지하 주택 대책을 통해 집중호우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 건축을 불허하고, 기존 주택도 앞으로 20년 동안 순차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반지하 주택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20년간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258개 단지 11만8000호)으로 임대주택물량을 23만호 이상 확보하고, 반지하 주택(20만 가구)을 지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매달 월세 20만원을 지원하는 특정 바우처제 신설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 전체가구의 5% 수준인 반지하주택(20만가구)을 없앨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에 대한 신속한 재정비를 통해 반지하 거주가구를 지상층으로 올리는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국토부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침수화재 등 위급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시민부터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16일 내놓은 ‘250만+알파’ 주택공급계획에 반지하 주택 대책을 포함시켜 서울시의 계획을 지원하기로 했다.

리모델링 등 개보수와 거주민들의 지상층 이주를 지원하고, 재해취약주택 및 거주자 총조사를 통해 연내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책이 20년 동안 반지하 주택을 해소한다는 장기 계획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반지하 주택 해소를 위한 용도변경은 재산권 침해 등의 우려도 있어 추진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반지하 등 침수지역 방재시설 강화 등이 현실적

이에 비해 경기도는 폭우에 취약한 반지하 등 취약주거시설에 대한 침수 방지대책 매뉴얼 마련, 침수지역의 방재시설(하수관로, 배수펌프장, 우수저류지, 소하천 등) 성능 강화 등 실현 가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반지하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지난 12일 이 같은 내용의 ‘수해복구 긴급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도내 반지하 주택은 올해 6월 말 기준 8만7914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지속적으로 현황을 파악해 담당자를 지정하고, 우기 전 예찰 점검 등 대책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반지하 주택 신축 허가를 제한하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축법 개정을 촉구하고, 개정 전까지는 시군 및 경기도건축사회와 협약한 반지하주택 주거환경 개선방안 이행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경기도와 31개 시군, 경기도건축사회는 지난 2020년 건축계획 및 건축허가 시 반지하주택을 억제하고, 지형 여건(경사지)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용하려는 경우 화재나 침수 등에 안전하게 계획하고 허가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9일 용인, 광명 등 수해 현장을 찾아 빠른 시일 내 반지하주택 등 위험지역을 찾아 예산 대폭 지원으로 신속한 복구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경기도는 서울시가 앞으로 20년간 반지하 주택을 없애기로 한 것에 대해 내부 검토를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반지하 주택의 용도 폐지 및 용도변경을 위해선 건축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재산권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경기도는 반지하 주택의 전면 폐지 대신 반지하 주택에 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대책을 강화하는 등 현실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는 반지하 주택 밀집 지역에 대한 정비사업·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은 효율성이 높다고 보고 추진할 계획이다. 도 조례개정으로 현행 20~30년인 노후 불량건축물 기준을 하향해 사업요건을 완화하고, 반지하주택 밀집 지역에 대한 소규모주택 정비 관리지역 지정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반지하 주택 관련 이슈들이 많아 지난 2020년 반지하주택 방안에 대해 고심을 했던 부분이 있다”며 “그런데 10~20년 유예를 두고 반지하를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거용도를 강제로 폐지하고 용도 변경을 하는 건 건축주들이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런 문제점 들이 있기 때문에 반지하 침수지역 방제 성능 강화 등 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반지하 주택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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