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 견인' 기세 좋지만..美·中 틈새에 웃기 어려운 전기차 수출

이형진 기자 2022. 8. 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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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출 51.4억 달러, 전기차 73.7%↑..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진입
유럽서 성장하는 中과 경쟁..美에선 '인플레 감축법' 불똥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4.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전기차 모델의 주도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역대급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한달 자동차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50억 달러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17일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자동차의 빠른 성장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마냥 웃기만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7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1% 증가한 22만3633대, 금액은 25.3% 증가한 51억4000만달러로 모두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월별 수출 금액은 2014년 12월 이후 7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수출 성장에는 친환경차 판매 영향이 컸다. 친환경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0.1% 증가한 5만5222대를 기록했다. 금액은 50.6% 증가한 14억7000억 달러다. 특히 전기차 수출 대수는 2만493대로 전년 동월 대비 73.7%로 친환경차 차종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완성차 업계와 IR자료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329만9000대로,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314만 대, 스텔란티스그룹이 301만9000대, 미국 GM이 284만9000대로 뒤를 이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많게는 18.6%까지 판매량이 감소했으나, 현대자동차 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에 그친 영향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적소에 배분하는 기민한 대응이 영향을 끼쳤고, 전기차·고급차 등의 판매가 호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산 전기차 수출 만큼이나 중국의 전기차 수출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7% 늘어난 29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중 신에너지자동차(친환경차의 중국식 표현)는 전년 동월 대비 37.6% 늘어난 5만40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수출은 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고향인 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 전기차 기술력 면에서 인정 받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해석이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국내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 상용차(버스·화물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1351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159대)보다 749% 증가했다. 아직 판매량은 적지만 증가 속도가 무섭다. 최근 쿠팡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경형 전기차 '홍광 미니 EV'가 16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없이도 저렴한 전기차를 무기로 삼고 있다.

우리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넘어 발을 넓히는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면,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선 반대로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불똥이 우리 전기차로 튀었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이 법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생산(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탑재된 배터리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의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이 법은 미국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지만, 완공은 2025년이다. 당장 법안이 통과되면 현대차의 전기차는 약 2년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의 탈중국 소재 조달도 쉽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 전기차가 수준이 좋아지면서 유럽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고, 미국은 반대로 중국을 배제하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고민 거리가 늘어났다"며 "이런 변수들이 잦게 등장하고, 앞으로도 많이 등장할 것이다. 정부를 주축으로 산학 연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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