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본게임은 자율주행..글로벌 완성차 업체 기술 전쟁

박순봉 기자 2022. 8. 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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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차 ‘로보라이드’가 시범 시승 시승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전기차 경쟁이 주행거리에서 자율주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500㎞에 도달하면서 자동차로서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게 된 결과다. 서류심사 혹은 예선전은 마무리된 셈이다. 본선은 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자율주행 분야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가 주도했던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용량 키우기라는 비교적 쉬운 경쟁 분야에서, 인공지능(AI)과 환경 인지 시스템 등이 복합돼야 하는 자율주행으로 싸움터가 바뀌었다. 전기차 시대의 실제 승패는 자율주행에서의 경쟁력에서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4200억원이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기업)이다. 라이다 없는 자율주행 기술을 추구한다. 라이다는 ‘라이트(Light)’와 ‘레이더(Radar)’의 합성어로, 레이저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 강도 등을 계산해서 주변 물체를 감지한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테슬라는 ‘반라이다’를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에는 40억 달러를 들여 앱티브와 함께 자율주행 전문 업체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한 바 있다.

삼정KPMG가 지난달 발간한 ‘글로벌 M&A로 본 전기차·자율주행 생태계’ 자료를 보면, BMW그룹과 도요타는 각각 올해 오토브레인(AutoBrains)에 투자했다. 오토브레인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으로 AI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BMW그룹과 도요타는 2021년에는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에 투자했다. 메이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상용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GM은 올해 스위프트 네비게이션에 투자했는데, 이 업체는 자율주행 시 위치를 정교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GM은 작년 9월 중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모멘타(Momenta)에 3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외에도 혼다는 지난 1월 AI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헴닷에이아이(Helm.ai)에 투자해 공동으로 영상인식 기술을 개발해 자율주행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지난해 공동 투자한 로보택시 스타트업 아르고AI(Argo AI)는 지난 5월부터 미국 마이애미와 오스틴에서 ‘레벨 4’ 단계의 자율주행 시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네이밍(이름 짓기)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에 오토파일럿과 FSD(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란 이름을 달았다. 볼보는 지난 1월 ‘라이드 파일럿’ 기술을 공개했다. 볼보는 라이드 파일럿이 상용화되면 운전자는 주행하는 동안 차 안에서 독서나 글쓰기 같은 자유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볼보의 설명대로라면 자율주행 레벨 4 단계에 해당한다. 라이드 파일럿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를 모두 활용한다. 벤츠는 자율주행 레벨 3단계에 해당하는 자사의 기술에 ‘드라이브 파일럿’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차는 (단순히) 전기차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기 동력 ‘커넥티드 카’다. 앞으로 5년 후에는 (커넥티드 카가)70~80%를 차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의 (자동차 업체들 간 기술)경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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