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尹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MB 처럼 '낮은 지지율'에 '낮은 자세' 보일까

김문관 기자 2022. 8.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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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추석 앞두고 취임 후 첫 기자회견
MB 이어 100일 지지율 가장 낮아
MB, 첫 기자회견에서 정면 돌파 택하며
진솔한 사과도 병행
尹, '내부총질' 문자 등 민감 사안 발언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연다. 최근 20% 후반에서 30% 초반대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허니문(새 대통령이 취임한 이 약 100일간은 의회와 언론에서 배려를 해주는 것이 관행이라는 의미)’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0선’ 정치 신인의 팬덤 부제, 경제 위기, 검찰 편중 인사, 주요직의 잇따른 낙마, 여당의 심각한 내홍, 배우자 리스크 등 다양한 논란이 얽힌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대통령실도 자축보단 자성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역대 대통령 중 윤 대통령보다 취임 100일 지지율이 낮았던 인물은 제17대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추석을 앞두고 사실상 첫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꾀했던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소위 ‘광우병 파동’ 등 당시 논란이 컸던 사안에 대해 정면 돌파를 택했는데, 윤 대통령도 최근 가장 논란이 컸던 소위 ‘내부 총질’ 문자에 따른 당내분란 및 인선 실패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MB이어 두 번째로 100일 지지율 낮은 尹...첫 기자회견 17일 개최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40분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단 뒤편에는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는 문구가 쓰인 걸개가 걸린다. 김대기 비서실장 및 최상목 경제·이진복 정무·안상훈 사회·최영범 홍보·강승규 시민사회 수석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및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 8명이 배석한다. 윤 대통령이 우선 15분간 모두발언을 통해 100일을 맞은 소회와 함께 국정운영의 구상을 밝히고, 이후 기자들 질문에 답할 계획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나타나는 결과가 많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은 전주 대비 1%포인트(P) 상승한 2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전주와 같은 66%다. 이는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응답률 12.2%)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을 통해 집계한 수치다.

아울러 한국갤럽이 조사한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무렵 지지율을 보면, 김영삼(YS) 전 대통령 83%, 문재인 전 대통령 78%, 김대중(DJ) 전 대통령 62%가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53%, 노무현 전 대통령 40% 순이었다. 윤 대통령은 21%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았던 주된 이유는 소위 ‘광우병 파동’과 경제 위기가 컸다. 당시 이 대통령과 한승수 국무총리는 취임 100일에 맞춰 “자축 아닌 자성의 날”이라는 공식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외부 일정이 없을 경우 빠짐없이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을 진행하면서 기자들과 소통을 강화했지만, 중요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17일 내외신을 대상으로 한 첫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회견은 주요 방송사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외신 기자회견 장면. /조선DB

◇MB도 추석 앞두고 회견하면서 ‘정면 돌파’

지난 2008년 2월 25일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해당년 4월 13일 ‘미·일 순방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만 이는 기자회견 성격보다는 정국운영에 대한 ‘대국민 담화’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질문도 2개 수준으로 원론적인 것에만 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진짜’ 기자회견은 취임 6개월을 맞은 9월, ‘국민과의 대화’라는 타이틀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광우병 파동’을 중심으로 `조각실패’, 경제위기’, `불교계와의 갈등’ 등 당시 일었던 갖은 논란에 대해 ‘정면 승부’를 택했다. 당시 생중계된 회견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극심했던 그간의 국정혼란에 대해 진솔하게 자성의 뜻을 표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회견에서 “정부가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서두른 감이 있고 국민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 소홀했다는 감도 있다”는 발언도 했다. 취임 초기의 소통부재와 그에 따른 국정난맥상을 직접 말하며 사과를 구한 것이다. 이 같은 솔직한 분위기에 따라 적잖은 언론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특히 당시 해당 일정은 추석 일정을 앞두고 ‘밥상 민심’을 노린 정국 반전 카드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17일 기자회견도 예년보다 이른 추석(9월 10일)에 따른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尹대통령, ‘내부총질’ 질문에 답할까?

대통령실 안팎에선 윤 대통령의 회견을 앞두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외교·안보·경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문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가장 관심 쏠리는 소위 내부 총질 문자 파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 당내 분란에 자신의 심경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여름휴가 복귀 후 첫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이준석 대표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메시지가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최근 이 대표의 기자회견 등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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