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할아버지' 마허 교수 별세..롯데 찐팬 그의 마지막 소원
'사직 할아버지'로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 팬 케리 마허(68·미국) 교수가 별세했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을 앓았다.
마허 교수는 16일 동아대병원에서 별세했다. 지난 6일 자택에서 동아대병원으로 응급 후송됐던 마허 교수는 코로나 집중 치료 중환자실에서 병마와 싸웠으나 결국 눈을 감았다. 빈소는 아시아드 장례식장(부산시 동래구 여고로 42) 2층 VIP실, 발인은 20일이다.
마허 교수는 입원 이틀 전까지도 꾸준히 롯데 경기를 관전했다. 하지만 호흡에 어려움을 느꼈고, 결국 입원했다.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폐렴으로 양쪽 폐가 크게 손상됐다. 마허 교수의 한국 생활을 도왔던 김중희(42)씨는 "암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어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마허 교수는 롯데 홈인 사직구장의 유명인사다. 키 1m88㎝, 체중 120㎏의 거구인 그는 흰 수염을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롯데를 응원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형제들은 모두 미국에 머물고 있다.
2008년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왔고, 2011년부터는 영산대에서 강의를 했다. 우연히 학생들과 야구장을 찾았던 그는 야구의 매력에 빠져 5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사직 홈 경기를 관전했다.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탄 채로 경기장을 찾을 정도였다. 구단 초청을 받아 두 차례 시구자로도 나섰고, 롯데에서 뛴 외국인 선수와 가족의 생활을 돕기도 했다.
마허 교수는 2019년 영산대에서 정년퇴직한 뒤 한국을 떠날 처지였다. 하지만 성민규 단장과 롯데 구단이 직원 채용을 제안해 외국인 선수와 코치들의 생활을 돕는 매니저로 계약해 일했다. 마허 교수는 "롯데를 응원했을 뿐인데 많은 한국인들에게 내게 기회를 주고 응원해줬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팬들과 하루에 300장도 넘게 사진을 찍어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마허 교수는 2020년 다발성 골수종을 앓았다. 이후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다. 그러나 롯데 구단과 계약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 3월 만난 마허 교수는 "내 인생의 유일한 낙은 롯데 자이언츠다. 포스트시즌에 가는 걸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롯데 선수들도 케리 교수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롯데로 복귀한 댄 스트레일리는 "내가 처음 교수님을 만났을 때도 건강이 안 좋으셨다. 잘 이겨낼 것"이라며 쾌유를 기원했다. 박세웅 등 국내 선수들도 케리 교수의 건강을 걱정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가을 야구를 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롯데 구단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앞서 마허 교수에 대한 추모 영상을 전광판에 띄운다. 이석환 구단 대표이사는 유족에게 조화와 부의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고인 : 케리 마허(Kerry Maher)
상주 : 김중희 조현호 벤자민하 이명근 김대영 김경용
빈소: 아시아드 장례식장 2층 vip실
발인 : 2022년 8월20일 토요일 시간미정
-마음 전하는 곳-
우리은행 1002 850 344781 김중희 (감사:법률사무소 나인 변호사 김경수 변호사 김서현)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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