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예능 순회하는 비연예인들, 시청자가 봉인가 [TV와치]

이해정 2022. 8.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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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싶은 비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고민 상담 예능에서 똑같은 주제를 반복해 마치 데자뷔 같은 느낌을 준다.

논란으로 끌어올린 화제성으로 열심히 물건도 팔고 동영상 조회수도 높이고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같은 주제로 고민 예능에 출연했다가는 시청자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을지 모른다.

제작진은 자극적인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해줄 비연예인이 필요하고, 출연자들은 화제성이 필요하다 치더라도 비슷한 푸념을 반복해서 들어주는 시청자의 입장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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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욱-김지혜 부부
조지환-박혜민 부부
쇼호스트 김경미

[뉴스엔 이해정 기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싶은 비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고민 상담 예능에서 똑같은 주제를 반복해 마치 데자뷔 같은 느낌을 준다. 이전에 출연한 방송에서의 상담이 무의미해진 건 둘째 치고, 시청자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어 문제다.

지난 8월 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말미에는 최성욱-김지혜 부부의 상담이 예고됐다. 예고편에서 두 사람은 최근 종영한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 최성욱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음에도 아내의 카드로 124만원 짜리 명품 신발을 샀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인 것을 언급했다.

최성욱은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수입의 비중이 "99.9. 대 0.1일 걸요"라고 강조했다. 김지혜 역시 경제적인 문제 뿐 아니라 가사와 사업 등 "모든 문제가 다 저한테 온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부부가 언급했듯이 이미 이 문제는 '결혼과 이혼 사이'를 통해 드러났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봉합된 이야기다.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 두 사람은 합의해 이혼 서류를 작성하고 부부 상담가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별거를 해보는 등의 과정을 거쳤고 깊은 고민 끝에 결국 결혼 생활을 유지하겠다고 결정했다. 경제적인 문제는 있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굳건했고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 해피엔딩은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를 통해 갈등을 재점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결혼과 이혼 사이' 종영 후 얼마 되지 않아 또 상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게 아니라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든 두 사람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든 적절한 해결책을 찾았어야 한다. 부부의 문제를 자꾸만 남에게 이르는 건 두 사람의 문제 해결에도, 시청자의 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기가 막힌 건 최성욱-김지혜 예고편이 방송된 본편 출연자인 금쪽이 엄마도 다른 예능에 출연했던 이력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친정어머니와 육아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는 에피소드는 공감할 만했지만, 금쪽이 엄마가 개인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는 쇼호스트라는 사실은 뒤늦게 시청자의 반감을 샀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요즘육아', '금쪽같은내새끼', '황혼육아 삼대모녀 데이트' 등의 제목을 걸고 일상 영상을 올리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금쪽이 엄마는 지난해 3월 '애로부부'에 출연했던 터라 두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한 의도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향하고 있다.

이 분야 '끝판왕'은 개그우먼 조혜련의 동생인 조지환-박혜민 부부다. 두 사람은 앞서 언급된 '애로부부'는 물론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MBN '속풀이쇼 동치미' 등에 릴레이 출연했다. 주제도 편히 웃으며 볼 만한 게 없다. 세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이 한 발언을 모아보면 이들 부부는 잦은 부부 관계, 능력 부족한 남편, 고부 갈등의 3종 세트다. 논란으로 끌어올린 화제성으로 열심히 물건도 팔고 동영상 조회수도 높이고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같은 주제로 고민 예능에 출연했다가는 시청자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을지 모른다.

제작진은 자극적인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해줄 비연예인이 필요하고, 출연자들은 화제성이 필요하다 치더라도 비슷한 푸념을 반복해서 들어주는 시청자의 입장은 어떨까. '진정성'을 내세운 고민 프로그램에 비연예인들이 순회 공연을 하듯 출석 도장을 찍는 상황. '시청자가 봉이냐'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진=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애로부부')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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