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휴식공간" "국민소통 장소"..광화문광장 시위금지 논란 여전

원태성 기자 조현기 기자 김성식 기자 2022. 8.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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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를 쳐야 저글링이 계속 될 거예요."

집회·시위가 빈번하던 광화문광장이 지난 6일 새롭게 재개장한 이후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서울시 조례를 적용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과 관련, 시민들 의견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반면 집회·시위금지 찬성 측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성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사실을 찬성 근거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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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금지 반대 측"집회자유는 헌법 보장 기본권..근거 없다"
찬성측 "광장 상징성 사라져..이곳서 집회·시위할 이유 없다"
16일 낮 1시 광화문 광장에서 수십명이 1인 서커스 공연을 즐기고 있다. ⓒ News1 김성식 수습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조현기 김성식 기자 = "박수를 쳐야 저글링이 계속 될 거예요."

16일 낮 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옆 그늘. 사다리를 타며 저글링을 하는 공연자 앞에는 10세 전후로 보이는 초등학생들 포함해 5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공연자의 호응 유도에 맞춰 크게 박수치며 환호했다.

집회·시위가 빈번하던 광화문광장이 지난 6일 새롭게 재개장한 이후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서울시는 지난 4일 광장 재개장을 앞두고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을 목적으로 한 경우 허가를 통한 사용이 가능하며 집회·시위는 원칙적으로 허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이날 점심시간 서커스와, 퀴즈대회, 음악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많은 시민들이 여유롭게 이를 즐겼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집회·시위가 완전 사라진 것은 아니다. 광복절인 1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및 주사파 척결 8·15 국민대회'를 열었다.

약 2만명이 모인 집회로 광화문 인근의 도로가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다.

바뀐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가 원칙적으로 어려울 전망이 많았지만 여전히 주말 대규모 시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곳이 다시 집회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및 주사파 척결 8·15 국민대회'를 열고있다. 사진은 세종대로 일대가 일부 통제된 모습.

◇집회자유 보장 vs 도심 속 휴식처…시민들 찬반 의견 분분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서울시 조례를 적용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과 관련, 시민들 의견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금지반대 측은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씨(여·26)는 "집회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이고 헌법은 서울시 조례보다 상위법이지 않나"라며 "광화문광장을 문화활동의 장으로 탈바꿈한다고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집회를 금지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남·31)도 "광화문광장 집회는 그동안 국민들이 정부나 기업 등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하나의 장이자 소통도구였는데 이를 막는다면 국민 소통도구를 폐쇄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잦은 집회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 문제라면 이 부분을 최소화하기 노력해야지 집회·시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집회·시위금지 찬성 측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성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사실을 찬성 근거로 내세웠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씨(여·25)는 "과거에는 광화문광장이 청와대와 가까웠기 때문에 이 곳에서 시위나 집회를 하는 목적성이 분명했다"며 "이제는 대통령도 거기 없는 상황에서 광화문광장을 시민한테 돌려준다며 2년여간 불편하게 공사해놓고 다시 시위를 한다고 하면 짜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인근 옥인동, 통인동, 평창동, 부암동에 살던 사람들은 시위 때문에 교통 불편 감수하고 산 게 수십년"이라며 "상징성이 사라진 광화문광장에서 더이상 시위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7세 아들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은 30대 박모씨는 "그동안 시위 때문에 주말 아이들과 이 곳을 방문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며 "어제도 모처럼 쉬는 날 아이와 이곳으로 나들이를 나왔는데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 바로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이 새롭게 바뀌면서 아이들과 연휴 때 가볍게 나오기 좋은데 시위로 인해 이용 자체를 못 할 경우가 많다"며 "집회·시위를 엄격하게 금지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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