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가족' 박희순 "'마이네임'과 같은 조폭 부담됐지만 용기 냈다"[EN:인터뷰③]

박정민 2022. 8. 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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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박희순이 전작 '마이네임'과 같은 조폭 역할이 부담됐다고 밝혔다.

8월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모범가족'은 죽은 자의 돈에 얽힌 이들의 예측 불가한 이야기와 각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위태로운 상황을 절박하게 그렸다.

박희순은 16일 진행된 '모범가족' 화상 인터뷰에서 같은 조폭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 OTT 작품의 장점, 관전 포인트 등을 털어놨다.

극중 박희순은 조직에 충성하지만 혈연으로 묶인 이들 사이에서 발붙이지 못하는 마약 조직 2인자 광철 역을 맡았다.

박희순은 "처음부터 생각한 게 기존에 봐왔던 건달들의 복수보다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결핍부터 시작하면 좀 다른 인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결핍에서 시작했다. 가족이라는 걸 가져보지 못했고 가족을 동경하면서 자기와 가족이 될 수 있는 사람을 그리워했던 것 같다. 그 그리움 대상이 조직이 됐고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가족이 결핍에서부터 파생된 유사 가족 형태로 가다 보니까 '진짜 가족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수심 보다 가족이 대체 무엇이고,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물음을 계속 갖고 있다. 동하(정우 분)를 이용해서 마약을 팔지만 그게 어쩌면 동하를 죽이지 않으려던 수단이다. (동하) 가정이 깨지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희순은 "광철은 악인이다. 그런데 가족만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너무 세게 가지도 않고, 약하게 가지도 않고 힘을 빼는 연기가 어렵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눈이 커서 표현하는 게 보이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가장 신경 썼던 장면에 대해 "광철이 가족사진만 보면 넋을 놓고 본다. 그 장면마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 사진을 볼까, 쓸쓸함, 외로움, 공허함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박희순은 전작 '마이네임'에서도 조폭 역할을 맡았다. 박희순은 "'마이네임'이 공개되고 바로 나왔다면 안 했을 확률이 높다. '마이네임'을 찍고 있을 때 대본을 받아서 용기를 많이 냈다. 극중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배우가 같은 직업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감독님께 이런 우려가 있다고 말했을 때 '차별화를 줄 수 있을 거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며 "단서를 달았다. '이 작품은 힘 빼고 열연하지 않겠다, 마이네임과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열심히 하지 않겠다. 열연하지 않겠다, 내려놓겠다, 힘 빼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찬성이라고 했다. '마이네임'과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는 "색다른 가족, 조직, 형사들 모습을 보면서 새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지만 새롭게 변주되는 이야기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우 감독은 캐릭터 감정 표현을 위해 새벽 시간에 많이 촬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희순은 "새벽 3시에 모든 준비가 다 끝내고 해가 뜰 때를 기다린다. 해가 뜨는 시간이 15분 정도라서 한 테이크 정도만 갈 수 있다. 사람이 두 명이라면 옆에서도 찍어야 하고. 한 번밖에 못 간다. 연기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기 보다 압박감이 있었다. 노을은 너무 예쁜데 그걸 찍을 수 있는 시간은 20분도 안 돼서 정신없었다. 다만 해내야 하니까 집중할 수 있었다. 결과물을 봤을 땐 광철의 내면과 노을빛이 맞닿으면서 어우러질 때 도움이 된 것 같은데 연기할 땐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웃었다.

김진우 감독과 호흡도 전했다. 박희순은 "힘을 빼고 열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농담으로 대충 할 테니까 각오하라고 했는데 오케이했다 .작업하는 동안 '서로 왜 열심히 하냐' '대충 하자' 그런 식의 대화를 했다. 흔쾌히 했고, 즐거웠다"고 전했다.

흥행 부담감도 털어놨다. 박희순은 "흥행 부담감은 항상 있지만 OTT 작품을 하면서 좀 덜해졌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관객이 몇 만 명인지, 시청률이 얼마인지 흔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보면 좋지만 (OTT 작품은 ) 숫자가 나오지 않으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다. 역시 예술은 숫자가 아니라 주관적인 거라서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누구는 재밌지만 누구는 재미없게 볼 수도 있으니까"라며 "OTT도 순위가 생기고 있지만 숫자로 평가되는 드라마, 영화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시청자들이 빠른 화면에 익숙해져 있어서 템포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 느림의 미학을 즐기셔도 좋을 것 같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평가, 한국적이지만 미국적인 느낌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했다.

'모범가족'은 광철과 동하가 상선으로부터 전화를 받으며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이에 시즌 2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상황. 박희순은 "모든 배우들이 시즌 2에 대한 기대가 있을 거다. '모범가족'도 시즌 2를 한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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