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우영우'에겐 버거운 장애인 교육환경

김태훈 기자 입력 2022. 8. 16. 16:19 수정 2022. 8. 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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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동네 일반학교에 도움반(특수학급)이 있기는 하지만 과밀인 데다 특수교사가 턱없이 부족해서요. 사는 곳은 마포구인데 종로구로 학교를 보내고 있거든요.”

서울 종로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인 서울경운학교의 이경화 학교운영위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함께 자가용으로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 집에서 가까운 일반학교에는 특수교사가 부족해 도움반의 전 학년 학생을 교사 1명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 위원장은 “각 구마다 특수학교가 설치되어 아이들이 가까운 학교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반학교 특수학급보다는 특수학교의 여건이 나은 편이다. 그렇다고 부족한 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운학교 전체 25학급 중 특수실무사가 있는 반은 13학급에 불과하다. 특수학교여서 중증 중복장애 학생의 비율이 높은데 특수실무사가 부족해 혼자 활동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데 한계가 있다.

장애학생의 학부모들은 비장애학생과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한다.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처럼 직업을 갖고 전문성을 발휘하려면 유·초·중등과정에서 더욱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드라마와 현실의 틈은 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15일 당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함께 서울의 특수학교 현장을 방문해 ‘1자치구당 1특수학교’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임기 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서울에는 특수학교 32개교가 있다. 그러나 25개 자치구 중 8곳에는 특수학교가 없다. 서울만 문제가 아니다. 광역시 중 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은 학생 수 대비 특수학교 수가 서울보다 적다. 교육부의 ‘2022 특수교육 통계’를 보면 올해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10만3695명이다. 이 중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27.2%에 불과했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학생이 55.9%,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다니는 학생은 16.9%였다. 출생인구 감소세 때문에 해마다 학령기 인구는 줄고 있지만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늘고 있어 특수학교 재학 비율은 2018년 29.0%에서 지속해서 낮아지는 중이다.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서 비장애학생과 어울려 ‘통합교육’을 받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저마다 다른 장애를 안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맞춤형 특수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다. 올해 4월 기준으로 특수교육 고교과정 및 전공과(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진로·직업교육 과정)를 졸업한 학생의 진학률은 40.9%로 취업도 진학도 못 한 비율(39.5%)과 큰 차이가 없다. 학령기 이후 사회 적응을 위한 지원기관이 부족한 탓이다. 전공과 재학 중인 자녀를 둔 임희수 경운학교 학운위 부위원장은 “특수교육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학교 같은 교육기관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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