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 천국 '케이맨제도'.. 韓, 10년새 투자금 25배 증가

신하연 2022. 8. 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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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처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국가는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은 그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세회피처 투자자 중 일부는 세금 회피 등을 위해 현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다시 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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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4600만달러.. 美 이어 2위

조세회피처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세회피처를 통한 투자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검은돈'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국가는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신고 기준 110억86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이며, 이 중 케이맨제도에서 투입된 자금이 15억4600만달러로 전체의 13.9%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중남미 국가인 과테말라와 지중해 섬나라 몰타, 카리브해 섬나라 버진아일랜드 등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와 교역 규모는 미미한 곳들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보면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對)케이맨제도 수출액은 284만달러 수준으로 전체 교역국 중 184위였다. 우리나라 수출 184위 국가가 미국 다음으로 국내에 큰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맨제도는 중남미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령 섬나라로 인구 6만명 수준의 작은 곳이다. 과테말라와 몰타, 버진아일랜드 등도 인구나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만한 나라들은 아니다. 다만 개인이나 법인에 대해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을 떼지 않거나 세율이 매우 낮은 곳으로, 기업 규제도 적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꼽힌다.

싱가포르(3위)와 네덜란드(6위)도 큰 범주에서 조세회피처로 꼽히고 있어 10위권에 미국과 일본, 중국, 영국 등 4곳을 제외하면 6곳이 사실상 조세회피처인 셈이다.

조세회피처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은 그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케이맨제도의 대한 투자액 15억4600만달러는 10년 전인 2012년 상반기(6200만달러)의 25배 수준이다. 상반기 투자액이 5억7100만달러인 과테말라는 10년 전에는 규모가 미미해 별도 분류도 되지 않았었다. 같은 기간 몰타는 2012년 상반기 19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억6400만달러로 14.1배가 됐고, 버진아일랜드 역시 5700만달러에서 2억2100만달러로 3.9배 늘었다.

전체 FDI가 2012년 상반기 71억700만달러에서 상반기 110억8600만달러로 56.0%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불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중국과 미국은 각각 373.7%, 134.5%씩 늘었고 일본은 오히려 66.2%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세 회피 지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은 주로 인수·합병(M&A) 등의 목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세회피처가 자금세탁이나 탈세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만큼 일반적인 국가 간 거래보다는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조세회피처 투자자 중 일부는 세금 회피 등을 위해 현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다시 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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