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 5국+獨' 오슬로 정상회의, '절반의 성과'로 끝나

김태훈 2022. 8.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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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노르딕 5개국(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덴마크)과 독일 간의 정상회의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고 북유럽의 '에너지 자립'을 꾀한다는 목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독일 입장에선 그간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해 온 관행에서 탈피해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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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원 무기화 맞서 에너지 자립 이루자" 합의
유럽 여행 금지엔 이견.. 獨 "푸틴과 러 국민은 별개"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노르딕 5개국(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덴마크)과 독일 간의 정상회의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고 북유럽의 ‘에너지 자립’을 꾀한다는 목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의 유럽 관광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선 의견차가 크다는 점만 확인했다.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열린 ‘노르딕+독일’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카트린 야콥스도띠르 아이슬란드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SNS 캡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노르웨이 주최로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열린 노르딕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원래 노르딕 국가들끼리는 매년 여름 장소를 바꿔가며 정상회의를 개최해왔는데 이번에 특별히 독일을 초청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와 인접한 북유럽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 중 미국에 이은 2위 경제력을 자랑하는 독일과 합심해 러시아의 침략을 막아내려는 의도에서다. 독일 입장에선 그간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해 온 관행에서 탈피해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분야에선 확실한 성과가 있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중단하라”며 석유 수입 중단 등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6월부터 EU 회원국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확 줄였다. 이후 독일은 새로운 천연가스 수입원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AP 통신 등은 “독일 정부는 ‘러시아가 가스·석유를 무기화했다’며 수개월 동안 북유럽 국가들과 에너지에 관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해왔다”며 “특히 노르웨이는 러시아가 지난 6월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이후 독일의 가장 중요한 가스 공급원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숄츠 총리는 “노르웨이가 가능한 한 가장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독일에 제공하고 있다”며 “거의 한계량까지 가스 수출을 늘려준 노르웨이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물론 북유럽 국가들도 러시아로부터 똑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웃나라들끼리 에너지 자원 공유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15일(현지시간) ‘노르딕+독일’ 정상회의 참석차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오슬로=EPA연합뉴스
노르딕 국가들과 독일은 러시아의 화석연료 무기화에 맞설 수 있도록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더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노르딕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핀란드가 강력하게 주장한 러시아 국민에 대한 EU 차원의 관광비자 발급 중단을 놓고선 이견이 노출됐다. 앞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큰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러시아 국민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럽 여행을 즐기는 현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EU 회원국들이 러시아 국민들의 관광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숄츠 총리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정상회의에서 “이번 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이지 러시아 국민들의 전쟁이 아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권에 반대해 외국으로 탈출하려는 러시아인도 많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며 “관광비자 발급 중단은 러시아를 떠나 자유를 찾으려는 이들이 곤경에 처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민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중단은 EU 회원국들 가운데 핀란드는 물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도 강력히 요구하는 사안이다. EU는 오는 31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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