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부총리 "美·中, 몽유병처럼 분쟁으로 걸어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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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로렌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지 않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잠잠히 갈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웡 부총리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이후 이어진 중국의 군사 훈련 등에 비춰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간의 관계가 '매우 우려되는(very worrying)' 궤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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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드 쇼어링 넘어서 아·태 지역과 협력해야"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싱가포르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로렌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지 않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잠잠히 갈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웡 부총리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이후 이어진 중국의 군사 훈련 등에 비춰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간의 관계가 '매우 우려되는(very worrying)' 궤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의도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몽유병(sleepwalk)처럼 분쟁에 빠져들고 있다"며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이자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웡 부총리는 2001년 미국 정찰기가 중국 제트기와 충돌한 후 중국 남부 하이난섬에 비상 착륙한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잠재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당시 24명의 정찰기 승무원들은 중국에 억류됐고, 미국이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자 중국 측은 결국 선원들을 석방했다.
그는 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이런 아슬아슬한 사고나 오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며 "양측의 지도부가 지속해서 관여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웡 부총리는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시작일 뿐이어야 한다"며 미국이 무역에서 동남아시아와 더 많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싱가포르의 목표는 모든 주요 강대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해관계를 갖는 '중복된 우정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웡 부총리는 "미국이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에만 집중하면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는 더 가난해질 것"이라며 "국제 사회가 무역, 경제 및 금융이 지정학적 경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렌드 쇼어링이란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록다운 등으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프렌드 쇼어링을 강조한 바 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이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정부는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 뒤 2주도 채 되지 않은 이날 미 의회 의원단이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군은 다시금 대만 주변 해상과 영공에서 합동 순찰과 실전 훈련을 단행해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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