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글로벌 아트 제작사 버추어스가 한국 게임사와 협업하는 방법"

최종봉 2022. 8. 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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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트 제작사 버추어스는 스튜디오 방식으로 중국의 아트 재능을 게임업계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목표 알래 설립됐다.

스튜디오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대응하는 것은 물론 공동 개발, 포팅, 최적화, 디버깅, 라이브, Q&A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몬트리올, 파리, 상하이, 청두, 시안 등 글로벌 지역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전세계 위치한 글로벌 스튜디오의 장점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크래프톤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형 게임사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버추어스는 크래프톤의 모바일 타이틀 '뉴 스테이트'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뉴 스테이트'의  중요한 아트적 요소 세기말 이후의 환경을 극대화한 아트 자산을 담았다.

다음은 크래프톤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는 이호전 버추어스 아트 PD와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팀 운영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호전 버추어스 아트 PD

-평소 어떤 게임을 즐겨하는지 궁금하다
이호전 PD=중학교 때부터 많은 한국 게임을 접했다. 특히, 크레이지 아케이드, 크로스 파이어, 프리스타일, 카트라이더의 게임을 즐겼다. 대학교의 고학년이 된 후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해 버추어스 면접 시 어떤 게임을 많이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배틀그라운드'라고 답 한 바 있다. 게임을 즐기던 당시에는 대부분 한국 게임인 줄 모르고 했다는 것이다. 순수하게 재미로 즐기던 게임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한국 게임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버추어스에서 한국 관련 작업을 할 때면 그 시절이 생각나서 뿌듯하다.

-한국의 경희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히 보이는데
이호전 PD=한국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고향인 산둥성에서는 한국과도 가깝고 어릴 적 한국인 친구도 많이 있어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또, 한식거리나 롯데백화점도 있어 타국이라는 개념보다 이웃이라는 느낌이다. 한국에 대한 물리적, 심적 거리가 많이 친숙하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에서의 생활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고 젊은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다 보니 더 특별한 곳으로 여기게 된 것 같다.

-버추어스 시안 오피스 입사 전에도 게임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나
이호전 PD=버추어스가 공식적으로 저의 첫 직장이다. 다만 전공이 경영이다 보니 졸업 후 중국의 상장회사에서 경영 관련 업무를 잠시 하기도 했다.

-버추어스에서 일해오면서 보람 있는 일이 있나
이호전 PD=버추어스에 면접을 보러 왔던 때가 많이 기억나는데 다른 도시에서 면접을 진행하던 중 버추어스로부터 4차 면접 요청을 받았다. 보통 마지막 면접을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버추어스는 반드시 현장에 와서 면접을 봐야 한다고 했다. 당시 워낙 심신이 힘든 시기여서 잠깐 쉰다는 마음으로 시안으로 향했다. 시안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친절한 응대를 받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면접관과 면접을 진행하는 모든 프로세스에서 전문성과 신뢰성이 느껴졌다. 선호했던 다른 지역은 잊고 버추어스에 입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버추어스의 팀 구성 방식이 궁금하다
이호전 PD=프로젝트 유형에 따라 인원을 배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티스트를 전담하지만, 매니지먼트 레벨은 프로젝트의 규모, 요청사항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전담으로 배정하는 경우도 많다. 시안 버추어스는 크게 캐릭터, 컨셉, 배경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배경팀은 세부적으로 무기, 탈것, 일반 프랍의 유형으로 나뉜다. BD팀으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으면 언어, 아트 스타일, 퀄리티, 규모, 작업기간, 시작 일정에 따라 프로듀서 및 아트 디렉터를 지정한다. 그 후 지정된 PD와 AD가 적합한 팀 리더와 아티스트를 정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듀서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인원을 관리해야 하지만 팀에 있는 인원은 프로젝트에 따라 변동적이다.
-버추어스 팀 배정의 장점을 소개하자면
이호전 PD=프로젝트 유형별로 더 적합한 관리자와 작업자를 배정할 수 있어 고객사가 더 바람직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관리자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할 수 있고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좋은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프로젝트 작업 최적화를 위한 변동성은 수평적 조직문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관리자부터 아티스트들까지 모두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버추어스 지사가 많은 데 혹시 다른 지사에도 방문하거나 교류한 경험이 있나
이호전 PD=우선 시안의 장점부터 설명하고 싶다. 저의 경우 시안으로 온 후 체중이 10kg가 늘었다. 면류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시안만한 곳이 없다. 세계 각국에 버추어스 스튜디오가 있지만 청두, 상하이, 말레이시아 등 스튜디오와 협업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 스튜디오들이 지역적 특성에 따라 특화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스킬셋에 있어 가급적 동일한 레벨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력이 시안에서 이미 예약되어 있더라도 타 스튜디오의 인력으로 필요한 포지션을 충당하기도 한다.

-한국 게임사와의 협업 과정이 타 국가의 게임사 협업 과정과 차이점이 있나
이호전 PD=주로 한국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기에 다른 나라의 고객사와 협업한 경험이 많지 않다. 한국 고객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우 상세한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프로젝트 방향성에 익숙해지고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래프톤과 협업은 어땠나
이호전 PD=2020년에 크래프톤과 협업을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친구들과 정말 즐겨하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쁘고 영광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주로 프랍, 건물에 대한 협업을 진행했는데 시작 당시 부족한 점, 맞춰가야 할 점이 많았지만 다행히 필요할 때 다시 버추어스를 찾아주는 것을 보면 우리의 열정과 노력을 알아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크래프톤과의 협업이 어떤 경험과 노하우를 남겼다고 생각하나
이호전 PD=크래프톤뿐 아니라 모든 프로젝트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언어는 물론 관리 측면에서 더 많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각 고객사나 프로젝트별로 특성이 많아서 이러한 부분들은 잘 정리해 두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참고하여 효율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저의 한국어가 원어민 수준이 아니기에 커뮤니케이션에서 수고로움이 있어도 항상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트 프로듀서로서 트랜드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 것 같나
이호전 PD=모바일의 퀄리티가 올라가고 언리얼5 같은 엔진이 등장하거나 RTX를 활용하게 됨에 따라 유저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 아트의 퀄리티도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이것은 시장이 점점 성숙해지는 신호다. 게임성만으로 승부하는 게임들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회사도 특색있는 스타일의 그래픽을 갖게 마련이다. 그래픽은 이제 유저들이 게임의 기본을 따질 때 논하는 주제가 됐다. 이러한 기본을 더 발전시키고 좋게 만들기 위해 저를 비롯해 버추어스의 동료들은 기술적 발전을 위해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AAA급 게임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협업해보고 싶은 게임이 있나
이호전 PD=버추어스에서는 다수의 한국 AAA타이틀과 협업하고 있다. 어렸을 때 즐겼던 게임이 AAA급이 되어 협업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설렐 것 같다. 우리에게 협업기회가 온다면 어떤 프로젝트이든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싶다.

-미래의 게임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이호전 PD=정말 어려운 질문이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하나 뽑자면 소비자의 눈높이를 항상 판단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서 빠른 정보습득과 비교를 하고 있고 게임산업의 소비자들은 이러한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편이다. 과거에는 수익을 많이 낼 수 있었던 게임이 지금 다시 성공을 보장받기 힘들 수도 있기에 제작 전반에 있어 더 높은 수준의 고민과 발전이 필요하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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