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원 익명투표로 권성동 원내대표 재신임..주호영 "찬성표가 압도적 다수"

'비상상황' 자초 후 대표 직무대행 포기한 권성동, '당연직 비대위원 합류' 논란..매듭지을 듯
이날 의총서 權 퇴장한 가운데 비공개 재신임 투표로 유임 결정..朱, 찬반 표차는 안 밝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권성동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물은 결과, 재신임으로 결정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문자 노출' 등으로 당 비상상황을 자초해 대표 직무대행을 포기한 권 원내대표가 직을 유지하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지도부에 재합류하게 돼, 거취 논란과 이를 매듭 짓자는 요구가 잇따랐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오후 3시 비대위원 인선안 의결을 위한 당 상임전국위 개최에 앞서 의총을 열고, 권 원내대표 재신임을 찬반을 참석 의원들의 익명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구체적인 숫자는 제가 확인 못했지만 '압도적 다수'로 재신임됐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재신임 투표 진행 및 결과 취지에 관해 "권 원내대표께서 일부 의원께서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이야기도 있는 상황에서 재신임 절차가 없이는 아마 원활한 원내대표 수행이 어렵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의총에서 재신임을 물었고, 권 원내대표가 퇴장한 가운데 투표로서 재신임 여부를 확인했다"며 "수치는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찬반 표 보니까 찬성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걸로 결정났다"고 부연했다.

한편 같은 당 5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 합류에 대해 "비상 상황의 원인 제공자, 직접적 책임자로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상 상황 제공자가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건 난센스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군에서도 권 원내대표에 재신임을 묻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정 의원은 한발 나아가 권 원내대표에게 '정치인다운 결단'을 촉구하며 "선출직이기 때문에 의총에서 최종 결정돼야 하지만 그에 앞서 본인이 결정하는 모습이 더 존중받았으면 한다"고 자진사퇴 요구를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