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내려놓은 기성용, 필요했던 변화 & 나누고픈 책임.."더 잘해야 했는데"

남장현 기자 입력 2022. 8.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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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캡틴' 기성용(33·FC서울)은 최근 주장 완장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주장으로서 팀 성적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지난해와 올해 좋지 않은 위치에 있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 반납 배경을 설명한 그는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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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원한 캡틴’ 기성용(33·FC서울)은 최근 주장 완장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후배 나상호(26)가 물려받았다.

기성용은 오랜 시간 캡틴으로 활동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2015년 대표팀 신임 주장을 맡아 태극전사들을 이끌었고, 오랜 유럽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친정 서울에서도 주장으로 후배들을 리드했다.

하지만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전념해온 소속팀의 거듭된 부진에 큰 부담을 느꼈다. 치고 올라설 듯하다가도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는 팀을 보며 변화를 줄 시간이라고 여겼다. 안익수 감독과 면담을 했고, 12일 주장단 전면 교체가 결정됐다. 선임 주장 나상호를 이상민(24), 윤종규(24), 김진야(24), 조영욱(23)이 돕는다.

15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원정경기는 기성용이 주장에서 물러나고 처음 치르는 실전이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김천의 빠른 공세에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으나 서울은 전술 변화를 통한 후반 대반격으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6강 다툼에 뛰어들었다.

경기 후 마주한 기성용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홀가분해 보였다. 이 자리에서 언급된 핵심 단어는 변화, 그리고 책임이었다. “주장으로서 팀 성적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지난해와 올해 좋지 않은 위치에 있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 반납 배경을 설명한 그는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그 책임은 감독이 짊어지지만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주장인 나부터 많이 부족했다. 더 잘했어야 했다.”

FC서울 기성용(왼쪽). 스포츠동아DB
맞는 얘기다. 어느 팀이든 성적이 부진할 때면 반전을 위해 구단이 가장 손쉽게 꺼내는 카드는 ‘감독 교체’다. 반면 선수들이 책임을 함께 나눴다는 소식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전략·전술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코칭스태프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면 그라운드를 직접 누빈 선수들도 어느 정도는 책임을 나누는 게 옳다.

기성용은 또 다른 책임감도 이야기했다. “(나)상호는 국가대표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선수로 팀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랬지만 어린 선수들이 주장·부주장을 하면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낀다. 서울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한 걸음 도약하기 위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빅네임이 아닌 젊은 피가 팀을 끌고 가야 한다.”

하지만 기성용의 역할은 여전히 많다. 팀 최고의 베테랑으로서 할 일이 차고 넘친다. 그는 “고참의 몫은 주장 여부를 떠나 정해져 있다. 뒤에서 조용히 다독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한 마디씩 거들어주려고 한다. 이번의 결정이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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