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제이홉 솔로앨범, 김영대 음악평론가 "어두운 내면 보여주고도 결론은 희망"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BTS) 제이홉(j-hope)의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에 대해 해외 유명 매체와 비평가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심도있는 평론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cpbc FM의 ‘임형주의 너에게 주는 노래’(오후 2시~4시)는 지난 12일, ‘김영대의 K-Pop Now’ 코너 1시간을 모두 할애해 제이홉의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와 공연에 대해 평론했다.
음악인류학 박사인 김영대 평론가는 제이홉을 “인격적, 음악적, 퍼포먼스 면에서 팀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솔로로 나갔을 때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랩을 해도 노래를 불러도 다 말이 되고 잘하는, 다재다능한 음악성을 가진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진행을 맡은 성악가 임형주 DJ는 “제이홉이 센서티브하고 출중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솔로 앨범은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대 평론가는 “그동안 제이홉을 ‘희망, 선샤인’으로 불렀지만, 모든 사람은 양면성이 있다. 빛을 밖으로 내기 위해서는 안에서 나를 갉아먹고 힘들고 고민하는 걸 연료로 삼아야 한다. BTS 활동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내면의 예술성을 보여줄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뮤지션은 음악으로 말한다. 그 결과가 ‘잭 인 더 박스’다”라고 말했다.
이어 “‘잭 인 더 박스’에는 두 가지 큰 틀이 있다. 첫 번째는 제이홉 본인이 자라면서 좋아하던 건조하고 미니멀하고 육중한 올드스쿨 힙합 비트 즉, 90년대와 2000년대의 정통 미국 동부 힙합 비트가 있다. 두 번째는 노래의 정서와 가사에 내 안의 어둡고 솔직한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뮤지션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솔직한 방식으로 내면을 보여줌으로써 이전 믹스테이프 앨범 ‘홉 월드’와는 완전히 다른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앨범 컨셉이 판도라 상자인데, 그 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까지 꺼내서 솔직하게 보여주는 서사가 있다. 주변에 의해서 ‘나는 희망이고 밝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자신의 불편한 속내를 다 꺼낸 후에도 그 결론을 ‘희망’이라고 말하는 건 다르다. 그가 얻은 결론이 똑같이 희망이어도 그 무게와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제이홉의 '잭 인 더 박스'는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17위에 올랐고 더블 타이틀곡 '모어'(MORE)와 '방화(Arson)'도 메인 싱글차트 '빌보드 핫100'에 모두 차트인(82위, 96위)했다. 이에 대해 김영대 평론가는 "피지컬 CD가 없어서 차트 성적에 손해를 많이 봤고, 미국에서 앨범 프로모션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트에 진입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제이홉의 음악을 기다린 사람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제이홉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출연해 70분간 단독공연을 펼쳤다.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미국 유명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활약했으며 롤라팔루자 31년 역사상 최다 티켓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영대 평론가는 “한마디로 역사다. 롤라팔루자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최대 페스티벌 중 하나로 그 무대에 서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BTS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 메인 스테이지에 서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룹 활동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본인만의 색깔과 예술성으로 꽉 채워진 놀라운 무대였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말이 된다’는 것을 기분 좋게 확인할 수 있었다. 외로움과 희열이 교차하는 무대, 어린 시절 첫 무대에 섰을 때나 BTS로서 첫 데뷔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의 무대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형주 DJ는 “BTS가 챕터2 활동을 시작하자, 아티스트 개개인의 고민보다 완전체 활동의 경제적 가치 등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것이 답답했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김영대 평론가는 “아티스트의 예술성과 내면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아티스트를 보면서 국위선양, 경제효과, 팀이 깨지느냐 마느냐만 말하는 게 슬프다. 아티스트는 예술과 음악으로 말한다. 그 외는 부수적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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