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경험에 따른' 항생제 처방..코로나 환자에게 효과 없었다

입원·치료기간·사망 위험 줄어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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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의 입원ㆍ치료 기간과 사망 위험을 줄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험적 항생제 치료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원인균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광범위 항생제 등을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경험적 접근에 따라 환자의 증상을 살펴 48시간 이내에 선제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 233명을 대상으로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임상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이뤄졌다.

연구팀은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받았는지에 따라 경험적 항생제 미치료군과 치료군으로 나눴다. 이후 항생제 치료 이외의 임상적 요인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교정하기 위해 성향점수가 같은 환자끼리 짝지어 두 그룹간 임상 결과의 차이를 분석했다.

성향점수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각의 변수를 수치화한 것을 뜻한다.

그 결과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격리병동 입원 일수는 평균 13.8일이었으나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평균 15.3일이다. 또 미치료 환자는 평균 9.3일의 산소치료를 받았으나 치료 환자는 평균 11.7일의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격리 치료 중 사망률은 3.6%, 치료를 받은 환자는 4.8%였다.

이 결과는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의 입원 기간이나 산소요법 기간을 줄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인공호흡기 등을 이용한 기계적 환기 비율과 사망 위험도 감소시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즉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의 임상 결과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에게 경험적으로 처방됐던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의 임상 결과를 개선하지 못하고 심지어 다제내성균의 발생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환자는 2차 세균 감염의 유병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세균 감염에 대한 진단 없이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 JKM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