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55만 원 택시기사..전액관리제 2년에도 변종 사납금 성행
월 기준금 채우지 못하면 기본급에서 차감
택시회사, "근무태만을 우려한 결정…성과급 개념"
전액관리제 위반시 과태료 500만 원…감차까지
노동청 "지자체 관리‧감독 잘 이뤄지지 않아"
"한 달 55만 원으로 어떻게 먹고삽니까"
전액관리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변종된 사납금제도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한 택시기사는 기본급으로 고작 28만 원을 수령했다. 목표액 400만 원을 채우지 못해서다. 기타 수당 등을 더해도 월 55만 원으로 한 달을 생활해야 한다.
매일 아침 운전대 대신 팻말 잡는 택시기사들
전주 A교통 소속 택시기사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8시에 전주지검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월 400만 원가량을 반드시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등급표에 따라 기본급에서 금액을 차감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 기준 운송수입금'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변종된 사납금 형태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이라고 토로했다.
전북 A 교통 모 택시기사 급여 명세서에 따르면 실근 16일로 미터기 요금에 219만 1150원이 찍혔지만, 기본급 약 28만 원이 지급됐다.
나머지 수당을 합해도 6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월 기준 운송수입금'인 400만 원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공농성으로 어렵게 이룬 전액관리제…'허울'만 남아
사납금 기준이 없어 운수종사자의 부담은 완화되고 최소로 지급되는 임금의 폭을 높아지게 한다는 게 목표다.
전액관리제가 도입되기까지 부침도 많았다.
지난 2017년 9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김재주 전북지부장은 택시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510일 동안 농성했다. 전주시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택시지부가 확약서에 서명하며 510일간의 농성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510일만에 어렵게 이룬 전액관리제지만 이를 지키는 업체는 드물다.
대부분의 택시회사는 '노사 간의 임금협정'을 통해 '월 기준 운송수입금'(기준금) 설정해 변종 사납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15~16만 원 한 달 400만 원의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면 기본급에서 차감한다.
이 기준금은 노사협약을 통해 결정되며 성과금 산정이나 운송 원가 재원 확보가 명목이다.
택시회사 "노조와 단체협약"vs 택시기사들 "우리 대표가 아니야"
변종 사납금제도가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통회사마다 협약에 나서는 노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이 가입된 노조가 다르기 때문에 협약에 나서는 노조 대표가 기사들의 공통된 의견을 품고 협상에 임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회사와 친밀도가 높은 노조단체가 대표 협약에 나서면 협상은 사실상 무의미한 셈이라는 게 노조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택시회사는 단체협약을 통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 설정'은 기사들의 '근무 태만'을 우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기사들의 근무 특성상 자유롭게 이동하는 탓에 정해진 휴식 시간 이외에도 운행 시간에 별도의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회사 관계자는 "(월 기준 운송수입금 설정은)변형된 사납금제도가 아니다"며 "일을 열심히 한 사람에게 성과급을 주고, 근무가 태만한 사람에게 제재 방법이 없어 월급에서 부족분을 제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행법상 전액관리제를 위반하면 1회 적발 시 과태료 500만 원, 2회는 1천만 원이 부과된다. 3회를 적발하면 감차 명령도 가능하다.
최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전북 A 교통을 검찰로 송치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청에서는 사건이 들어오면 기소 의견으로 송치 조치하는 것뿐 나머지 시정명령은 지자체에서 진행한다"며 "지자체에서 이행해야 할 과태료와 같은 감독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시정명령을 내린 곳은 단 한 건도 없다. 전액관리제 도입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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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대한 수습기자·송승민 기자 sm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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