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러시아' 핵전쟁 나면.."50억명 사망, 인류 70% 전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벌이면 전세계 50억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양한 핵전쟁 규모에 따라 피해 정도를 구체적으로 예측한 사실상 첫 연구여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릿거스대 환경과학과 앨런 로보크 교수, 릴리 샤 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 9개 핵보유국을 대상으로 미국-러시아 핵전쟁을 비롯해 인도-파키스탄 등 5개 소규모 핵전쟁 등 총 6가지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푸드'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핵무기 폭발시 대량의 연기·먼지 등이 하늘로 치솟아 성층권을 덮으면 햇빛 차단 등 기후변화 현상인 '핵겨울'이 얼마나 나타날지를 계산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도출한 데이터는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에서 지원하는 기후예측 도구인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에 입력해 각국의 옥수수·쌀·밀·콩 등 주요 작물 생산성을 추적했다. 가축 목초지와 전 세계 해양 어업에 대한 예상 변화도 조사했다.
이를 기초로 세계 각국 기아 상황과 사망자 수 등을 추정한 결과는 최소 2억5500만명에서 최대 53억4100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전쟁이 나면 폭발·열·방사능 등에 따른 해당 국가나 주변국 인구의 직접 사망자보다 그 이후 지속되는 핵겨울과 식량 생산 감소 등으로 굶어 죽는 전 세계 인구가 훨씬 많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핵전쟁 피해와 관련 단편적인 연구는 있었지만 이처럼 다양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한 연구는 없었다.
곡물 생산량 감소는 미국과 러시아와 같은 주요 수출국을 포함해 중위도 국가에서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에서 소비해야 할 식량이 부족해져 수출 제한이 이뤄지면 아프리카·중동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대륙의 국가들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로보크 교수는 "미국과 러시아 간 핵전쟁이 나면 2년 이내에 세계 인구의 75% 이상이 굶주리게 될 것"이라며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재활용하고 가축 사료용 곡물까지 모두 인간 식량으로 돌려도 사망자는 50억8100만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서 소규모 핵전쟁만 벌어져도 500만t의 연기와 먼지 등이 하늘을 뒤덮어 5년 간 세계 식량 생산량이 7% 감소하고, 2억5500만 명이 기아로 숨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국가가 더 큰 규모의 핵전쟁을 벌이면 4700만t의 그을음과 먼지 등이 발생하고 기아 사망자는 25억1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핵무기 폭발로 인한 직접 사망자 수는 인도-파키스탄 소규모 핵전쟁 시 2700만명, 미국-러시아 전면 핵전쟁 시 3억6000만명으로 추산됐다. 로보크 교수는 "어떤 규모의 핵전쟁이든 세계 식량 체계를 파괴해 인류를 사망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세계는 핵전쟁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일한 장기적 해법은 핵무기 금지 밖에 없다"며 "이 연구는 핵무기 보유국들이 지금 당장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에 서명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영국·파키스탄·인도·이스라엘·북한 등 9개국 이다. 세계 66개국이 2017년 채택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을 비준했지만 이들 핵무기 보유국은 비준을 하지 않았다. 올 1월 기준 이들 국가의 핵탄두 규모는 러시아(5977기)가 가장 많고 미국(5428기), 중국(350기), 프랑스(290기), 파키스탄(165기), 인도(160기), 이스라엘(90기), 북한(20기)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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