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가상지점 내고, 가상공간 청약까지.. 시중은행 메타버스 체험해보니

정민하 기자 2022. 8.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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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버스 유저들의 댄스타임.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독도지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이로운 과장입니다. 제 뒤와 옆의 배너를 누르시면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올 테니 매일 만나요.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플랫폼 독도버스의 유일한 금융기관인 NH농협은행 독도지점에 방문하자 인공지능(AI) 은행원 이로운 과장이 이같이 말하며 맞이했다. 독도버스는 NH농협은행이 핀테크 기업 핑거와 함께 가상공간에 구현한 독도에서 아바타를 생성해 생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정식 오픈한 독도버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이날 참여자들에게는 기념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주어졌는데, 이용자가 몰려 한때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NH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에 있는 NH농협은행 독도지점(위쪽)과 VIP룸. /애플리케이션 캡처

독도버스에 처음 접속하면 NH농협은행의 대표 캐릭터인 올리, 원이를 비롯한 10개 넘는 캐릭터를 골라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다. 원이를 선택하고 닉네임을 입력하자 레벨 1, 가상재화인 도스는 0인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독도버스 이용자는 일일 퀘스트(임무)를 깨나가며 가상공간으로 구현된 독도를 자유롭게 여행하면 된다. 쓰레기나 공병을 주워 판매하는 퀘스트, 독도버스 둘레길 걷기 퀘스트 등이 있다.

독도버스 둘레길에 포함된 NH농협은행 독도지점을 방문하니 AI 은행원인 이로운 과장과 정이든 계장이 인사말을 건넸다. 이곳에선 NH농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NH올원뱅크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세금과 부동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등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선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VIP룸에 들어가면, 아이템 등 경품을 담은 ‘럭키박스’도 획득할 수 있었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가상 지점을 내는 등 메타버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금융사 특성을 살려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지급하거나, 가상공간 부동산을 분양하는 등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의 2차 베타 서비스(시험 서비스)를 진행했다. 6월 21~25일 동안 열린 시험 서비스엔 약 8만5000명이 참여했다. 1차 시험 서비스 때보다 5만여명 늘어났다. 시나몬 역시 독도버스처럼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접속할 수 있다.

이번 시나몬의 2차 버전엔 가상 재화 ‘츄러스’가 새롭게 도입됐다. 시나몬에 접속한 고객이 미니 게임·미션 수행 등을 통해 츄러스를 얻으면, 이를 활용해 적금·청약·펀드 등 가상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 개념의 청약 콘텐츠는 일정 회차 이상 납입 시 메타버스 플랫폼 내 하우징(주택)을 청약할 수 있는 구조다. 청약에 당첨된 이용자에겐 시나몬 정식 서비스 출시 때 가상의 개인 공간이 제공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메타버스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더샌드박스,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와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은 더샌드박스 내 큐브엔터가 보유한 메타버스 공간인 ‘케이-빌리지(K-village)’에 가상 지점을 마련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환전·금리 우대 쿠폰 제공 등 특화 금융서비스와 하나은행이 후원 중인 축구, 골프 등 스포츠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 로블록스 가상영업점 모습.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 내에 KB금융타운 베타버전을 만들어 가상영업점과 금융을 접목한 게임을 론칭했다. 사용자의 금융교육을 목적으로 고안된 게임은 부동산을 구매하고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는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업체 ‘오비스(ovice)’와 함께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이 실제로 업무를 볼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금융상품 우대금리 적용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은행들은 다른 업종 기업과 함께 비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는 동시에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등 메타버스 내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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