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이어진 마법 같은 인연..네덜란드서 한국 도자기 전시회

차현정 통신원 입력 2022. 8. 16. 14: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수준 높은 박물관의 문턱이 매우 낮고 가족 친화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2년 전 가족 여행 중 우연하게 방문한 네덜란드 북부 지방인 레이우아르던(Leeuwarden) 중심가에 있던 프린세스 호프 도자기 박물관(Princesshof Ceramic Museum)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박물관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신One] 네덜란드 프린세스 호프 국립 도자기 박물관, 한국 특별 전시회 큰 인기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국립 도자기 박물관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한국 도자기와 한국 문화에 대해 전시를 하고 있다. ⓒ 차현정

(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수준 높은 박물관의 문턱이 매우 낮고 가족 친화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2년 전 가족 여행 중 우연하게 방문한 네덜란드 북부 지방인 레이우아르던(Leeuwarden) 중심가에 있던 프린세스 호프 도자기 박물관(Princesshof Ceramic Museum)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박물관이다.

‘바닷속에 사라진 보물을 찾아서’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전시를 하던 도자기 박물관 한켠에서 신안 도자기 유물을 설명한 전시실을 발견하고는 700년 전으로 여행을 온 듯한 환상에 빠졌다. 함께 박물관에 간 아이들은 바닷속에 빠진 보물선과 그 속에 숨겨진 도자기들을 찾느라 더욱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아이들로선, 엄마의 나라 한국과 태어난 나라 네덜란드가 도자기로 이어진다는 게 무척이나 재미난 접근이었다.

“엄마 헨드릭 하멜이 누군지 알고 있었어요? 그 배에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 알아요?”

도자기의 역사를 하나씩 짚어가며 네덜란드와 또 연관된 여러 나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색다른 시선의 전시를 보고 다음에도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2021년 10월 ‘한국-풍요로운 과거로 가는 관문’이라는 전시가 다시 열렸다.

전시관 입구에 비치된 이수경 작가의 ‘번역된 도자기’는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 차현정

◇다시 전시가 열리기까지…10개월의 시간도 부족

“신안 유물 전시를 보셨군요. 그때 전시에서도 한국 도자기에 대한 네덜란드 관람객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2021년 한-네 수교 60주년을 거치며 네덜란드 내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았던 한국 도자기 전시는 사실 한국과 네덜란드의 합동 작품입니다. 네덜란드 도자기 일부가 한국 중앙 국립박물관에서도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죠. 도자기로 두 나라를 잇는 것이 참 신기하죠?”

프린세스 호프 박물관의 홍보 담당 안케 블라스(Janke Vlas)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에 대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무척 컸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전시'라고 했다.

이번 전시를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박물관에서는 11명의 한국 전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그 중 여러 교육 워크숍을 담당한 한국 입양아 출신 아느일 석(Annejil Suk)은 박물관에서 매달 준비한 김치 워크숍, 한국에 대한 그림 그리기, 한국의 전통 옷에서 세계 패션을 주름잡는 K 패션으로의 발전, 색다른 한국의 식문화를 소개하는 '먹방' 등에서 네덜란드 젊은 사람들의 참여가 높았다고 전했다.

“워크숍을 진행하면 보통 40-50명 정도 신청을 받기 때문에 그날도 그 정도의 워크숍 분량만 준비했는데 200명 이상 신청이 들어와서 바쁘게 수업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네덜란드 학생들이 김치를 얼마나 야무지게 담았는지 기특해요.”

그는 마음 속의 그리운 고향인 한국을 이렇게 알릴 수 있어 무척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폭발적인 한국에 대한 관심을 회상하며 10개월의 시간이 부족했고, 관객들은 더 많은 질문을 남겼고 우리는 더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한국의 옷 입는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한복을 입어보고 있다. ⓒ 차현정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전시…마지막 날은 한국식 축제로 마무리 예정

박물관에서 만난 네덜란드 관람객 중 한 사람은 한국 사람인 나를 보자마자 한국식으로 인사를 하고 싶다며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박물관 입구에 KOREA라는 영문 대신 한글로 쓰인 ‘한국’이라는 글씨만큼이나 반가운 순간이었다.

함께 간 아이들은 한국이라고 쓰인 종이 여권을 입장권과 함께 받는데, 전시를 보면서 한국 도자에 속에 있는 숨겨진 비밀을 찾는 미션을 수행할 수 있고 스티커를 모두 붙이면 작은 기념품을 받는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헨드릭 하멜의 표류기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알게 되고 고려청자 안에 숨겨진 용, 봉황, 두루미 모양을 찾으며 어떤 신화가 배경이 되었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박물관 측은 도자기로 이어진 한국과 네덜란드의 소중한 인연이 오래도록 양국의 관람객들에게 남기를 바란다고 하며, 한국 전통 옹기와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진 네덜란드인들에게 특별한 날이 되도록 전시 마지막 날에는 지난 워크숍에서 담근 김치, 한국 불고기와 K-POP이 함께하는 잔치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이미 티켓 판매에 나섰다.

“한국식 먹방을 제대로 할 예정입니다. 모두 오실 거죠?”

박물관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만든 김치가 전시되어 있다. ⓒ 차현정
한국문화 교육 워크숍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학교의 학생들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함께하였다. ⓒ 차현정

chahjlisa@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