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만 '가성비'냐..5천원짜리 화장품·6천원짜리 피자 뜬다

유선희 2022. 8. 16.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이소, 단돈 5천원짜리 앰플 '가격 파괴'
고피자는 '피자+콜라 6천원' 타임세일
CU 유통기한 임박 상품 할인 인기 폭발
GS25 반값 택배, 이용 건수 상반기 143%↑
2030 "짠물 소비 넘어 무지출 챌린지도"
‘1000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는 모토를 내세운 ‘저가 할인매장’ 다이소. 다이소 누리집 갈무리

6900원짜리 ‘당당치킨’이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선택받겠다’며 치킨 가격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유통업계의 ‘저가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만원짜리는 잔돈에 불과’한 고물가 현실 속에서 조금이나마 저렴한 제품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가성비 제품’이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아성다이소가 내놓은 스킨케어 제품. 앰플이 5천원에 불과해 ‘미친 가성비’로 불린다. 아성다이소 제공

화장품 업계는 ‘저가 할인매장’의 대명사로 꼽히는 다이소가 내놓은 스킨케어 브랜드 ‘제이엠솔루션’ 제품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기 배우 정해인을 모델로 내세운 이 브랜드 제품 가운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모이스처라이징 앰플’이다. 가격이 단돈 5천원이기 때문이다. 미샤,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1세대 로드샵도 앰플은 보통 2~3만원대였고, 최근 고물가에 그마저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터라 다이소 앰플은 2030세대에게 “미친 가성비”로 불린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피부 저자극 테스트와 독일 더마테스트를 완료했고, 파라벤·벤조페논 등 10가지 화학성분이 없어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하기 적당하다”며 “앞으로도 다이소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뷰티 용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오후 12~5시까지 피자와 콜라 세트를 6천원에 판매하고 나선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 고피자 누리집 갈무리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 역시 ‘가격 파괴’를 선언한 대표주자다. 외식물가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겨냥해 매일 오후 12~5시까지 ‘고피자 파워타임’을 선언하고, 3종류의 피자와 콜라 세트를 단돈 6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가격 추가 없이 피자의 가로 사이즈를 8% 키워 ‘혼자 푸짐하게 즐기는 피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고피자를 즐겨 먹는다는 이수현(24)씨는 “1인 가구라 피자헛·도미노피자 등 2~3만원대 피자는 부담스러운데, 고피자는 혼자 배부르게 먹기 안성맞춤이라 좋다”며 “타임세일 상품도 고르곤졸라, 고구마, 페퍼로니 등 선호도가 높은 품목이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편의점 씨유에서 구독쿠폰을 사용 중인 모습. 씨유 제공

편의점들도 구독서비스와 타임세일로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씨유(CU)가 매일 오전·오후 7~9시에 과일, 간편식, 주류, 안주 등 50여종을 30% 할인해주는 ‘친구(79)타임’ 행사는 이 달(1~12일) 들어 매출액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7.3% 증가했다. 씨유 관계자는 “생활리듬에 맞춰 오전에는 우유, 바나나, 샐러드, 샌드위치 등 식사 대용 상품으로, 오후에는 주류, 과자, 라면, 안주류 등 홈술 상품으로 행사를 구성하고 있다”며 “10회 구매 시 3천원을 지급하는 스탬프 이벤트 참여율도 지난해 8월에 견줘 20% 높아졌다. 할인에 리워드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통계”라고 말했다.

이 밖에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린세이브’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9.2% 증가했다. 멤버십 앱에서 매월 1천~4천원에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을 받는 구독쿠폰 서비스 역시 인기다. 이달 구독쿠폰 전체 이용자와 사용량은 전년보다 각각 336%, 397%가 늘었다는 것이 씨유 쪽의 설명이다.

편의점 지에스25에서 반값 택배 서비스를 이용 중인 모습. 지에스25 제공

편의점 ‘반값 택배’ 역시 단돈 몇백원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지에스(GS)25의 ‘반값 택배’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택배로, 보내는 고객은 가까운 지에스25를 방문해 접수하고, 받는 고객은 가까운 지에스25에 방문해 찾아가는 서비스다. 공휴일 배송도 가능하고 가격도 1600원~2300원으로 저렴해 특히 ‘중고거래’에 많이 이용된다. 지에스25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반값 택배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3% 신장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조수지(25)씨는 “요즘엔 짠물소비를 넘어 무지출 챌린지에 도전하는 것이 2030세대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단돈 100원이라도 아낄 수 있는 소비재나 서비스가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