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아마존 항공물류 허브 노동자들 조업중단..'임금인상' '작업장 안전' 요구

정원식 기자 입력 2022. 8. 16. 13:50 수정 2022. 8. 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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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항공물류 허브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조업을 중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 버나디노 국제공항 아마존 항공물류 허브에서 일하는 노동자 150여명이 이날 오후 조업을 중단하고 작업장을 이탈했다. 이들은 이날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2015년 아마존에어를 설립해 항공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샌 버나디노 이외에 켄터키주 신시내티와 독일 라이프치히에 항공물류 허브를 갖고 있다. 아마존 항공물류 부문에서 조직적인 노동쟁의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조업중단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샌 버나디노 허브에서 일하는 전체 노동자 1500 가운데 약 10분의 1 정도지만 아마존이 세 곳의 항공물류 허브를 통해 날마다 수백만 건의 물품 배송을 처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물류창고의 파업이나 조업중단보다 더 큰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샌 버나디노시의 월평균 주택 임대료는 1650달러로, 샌 버나디노 허브 노동자들의 현재 평균 임금(시간당 17달러)을 기준으로 하면 임대료를 내고 나면 월 소득의 25%만 남는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은 시간당 15달러지만 샌 버나디노 지역 생활비는 아이가 없는 사람일 경우 시간당 18.10달러에 이른다.

시간당 17.30달러를 받는 안나 오르테가(23)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의 가격이 상승해 먹고살기 힘들다”면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푸드스탬프(미국의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를 사용하거나 재정적으로 곤란을 겪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작업장 안전도 문제다. 샌 버나디노 허브에서 항공화물 상하차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최근 바깥 온도가 38도까지 올라가고 있어 폭염 대비책을 요구하고 있다. 조업 중단에 참여한 노동자 2명은 WP에 폭염 때문에 코피를 흘렸다고 말했다. 다른 노동자는 콘테이너에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겪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뉴저지주의 아마존 시설 세 곳에서 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노동부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조업 중단을 이끈 것은 인랜드 엠파이어 아마존 워커스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의 모임에 소속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노동조건 개선에 관한 논의를 해오다 지난달 노동자 800명의 서명을 받아 아마존을 상대로 시간당 임금 5달러 인상 등을 포함한 청원을 제기했다. 아마존은 이에 지난 3일과 5일 청원과 관련된 전체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관리자들은 시간당 임금 1.5~2달러 인상안과 함께 노동자들이 대중교통이나 카풀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고 WP는 전했다.

아마존에서는 최근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의 아마존 물류창고 JFK8에서 아마존 사상 처음으로 노조가 탄생했다. 뉴욕주 올버니 물류창고 노동자들도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앨라배마주 베세머 풀필먼트 센터의 노조결성 투표는 부결됐으나 찬성 875 대 반대 993의 근소한 차이였다.

이날 조업 중단을 이끈 샌 버나디노 허브의 사라 피는 당장 노조 결성을 위한 찬반 투표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탠튼아일랜드는 매우 고무적이었다”면서 “우리도 향후 노조 결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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