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두, 尹에 폭탄발언 "'자유' 무려 33번 언급..참 공허하다는 생각 밖에"

권준영 입력 2022. 8. 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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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멋대로 할 자유, 국민들 눈치 안 보고 민영화 추진할 자유, 대기업 부자들 마음껏 부를 축적시켜줄 자유"
"이러한 자유들을 5년 간 편히 누리게 해달라는 말로밖에 안 들려" 맹폭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 <황희두 SNS, 연합뉴스>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축사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무려 33번이나 언급했다"며 "취임사 당시에도 그는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참 공허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황희두 이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강자의 자유'-일진에게 '삥 뜯을 자유'는 없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대통령도 되었으니 본인 멋대로 할 자유, 국민들 눈치 안 보고 민영화 추진할 자유, 대기업 부자들 마음껏 부를 축적시켜줄 자유, 이러한 자유들을 5년 간 편히 누리게 해달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이사는 "그는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끌고 왔다. 비단 대통령만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경제적 자유'를 앞세우며 주 52시간제를 겨냥한 권성동 원내대표, '공정과 능력주의'를 앞세우며 '시험에 통과한 엘리트'들만 대변해온 이준석 대표 등 어디에서도 '서민과 약자들의 자유'는 찾아볼 수 없다"고 정부여당을 정조준했다.

그는 "나도 어린 시절부터 '자유'의 가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온 사람이다.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달성하기 위해 서울대 가길 바라는 부모님을 어떻게든 설득해냈고, 은퇴 후에도 타인의 시선에 끌려다니는 게 싫어 '주체적인 삶'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면서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내 삶에 함부로 개입하는 게 싫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몇 년 전 갑작스레 집안이 힘들어지기 전까진 별 걱정 없이 친구들과 놀고, 은퇴한 걸 후회도 하고, 나름의 인생도 설계하며 여유롭게 살아왔다"고 자신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자연스레 '누구에게든 '자유'만 주어진다면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철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입시 경쟁, 스펙 쌓기에 몰두하다 좌절한 주위 친구들을 향해선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보다 '주체적인 삶'을 살라고 훈수 둔 적도 많았다"며 "그게 바로 당시 내가 믿던 '자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양한 경험과 독서, 토론과 사색 끝에 그때의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뒤늦게야 깨달을 수 있었다"며 "특히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야만 함께 사는 할머니의 식사를 챙겨드릴 수 있다던 한 친구의 말을 듣고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황 이사는 "돌아보니 나에겐 미래를 위해 금전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신 부모님이 계셨고, 사회 곳곳에서 자리 잡은 부모님 지인들에게 인생의 조언도 구할 수 있었고, 그러니 당연히 큰 걱정 없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며 "이 모든 건 내 노력과 전혀 별개인 '운'에 불과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제야 당시 내가 추구해온 자유의 무책임함과 한계를 느꼈고, 이후부터 '서민과 약자의 자유'에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종종 10대 청소년들 대상으로 강의를 다닐 때 마다 꼭 전하는 말이 있다. 자유는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그 자유에도 반드시 한계가 있고, 책임도 따른다. 가령 일진이 약한 학생들을 마음껏 폭행하고, 삥 뜯을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게 과연 타당한 주장일까"라고 공개 질의했다.

이어 "피지컬을 타고난 일진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대부분 일진들도 공개적으로 삥 뜯을 자유를 외치진 못 한다"며 "그런데 학교 일진보다 훨씬 더 막강한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도 당당하게 '강자들의 자유'를 옹호하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끝으로 황 이사는 윤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해 "그들에게 과연 '자유'란 어떤 의미일까"라고 공개 질의하면서, "만약 서민과 약자들을 위한 자유를 대변하는 게 '강성'이라면 그깟 '강성' 소리 좀 들으면 또 어떻단 말인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앞서 전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독립운동은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이라며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자유'다. 13분 간 이어진 경축사에서 '자유'는 모두 33번 등장했다. 지난 5월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언급하며 핵심 키워드로 뽑은데 이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경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빈석에서는 총 6번의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찾기 위해 시작된 독립운동은 진정한 자유의 기초가 되는 경제적 토대와 제도적 민주주의의 구축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는 것으로 계승되고 발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27일 대법원 제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황 이사에 대한 상고심(3심)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황 이사는 항소심에서 받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가 확정됐다. 아울러 2심에서 내려진 8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유지됐다.

황 이사는 지난 2020년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07년 8월 17대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당시 후보)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열광하는 신천지 신도들'이라는 자막을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자 같은 해 3월 이명박 재단은 황 이사가 이 전 대통령을 신천지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편집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종 유죄 선고를 받은 후 황 이사는 당시 "선고 결과에 책임지기 위해 오늘 부로 (더불어민주당)민주연구원 이사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직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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