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하얼빈' 文효과 보나.. "이미 베스트셀러" vs "'칼의 노래'도 盧 덕에 대박"
문재인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김훈 신작 ‘하얼빈’을 추천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후광 효과’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순간 전후 인물들의 내면을 그린 소설. ‘칼의 노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더 팔리게 된 일화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덕 본다”는 반응과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김훈의 신작 ‘하얼빈’은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발단. 김훈은 다음날 한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와 관련된 입장을 말했다.
“문 전 대통령께서 읽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니까 참 두려운 마음이 드는군요. 문 대통령님 말씀은 제 소설을 칭찬하고 추천한 것이라기보다는 거기 그려진 안중근의 모습, 그리고 동양평화를 절규하면서 순국하신 그 뜻이 오늘날의 동양의 현실에서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쪽에 역점이 실린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책 판매 부수가 늘어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김훈 소설 ‘칼의 노래’(2001)가 대표적. 노 전 대통령은 이 소설을 2003년 한 TV 독서 프로그램에서 추천했었다. 2004년 탄핵으로 직무 정지 상태에 있을 때 이 소설을 다시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튿날부터 주문이 5~10배 폭증했다.
다만, ‘하얼빈’이 대통령 후광 효과를 봤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소지가 있다. 지난 3일 출간된 ‘하얼빈’은 교보문고 8월 첫째 주, 예스24 8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서점 교보문고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이 책을 추천한 14일 이후 ‘하얼빈’ 판매량이 늘어났다. 토요일인 13일 전날보다 판매량이 48.4% 감소했다가, 14·15일 각각 전날보다 78.2%·55.4% 증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토요일은 배송 문제로 구매량이 적은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판매량이 늘어났다”며 “기존 판매량이 높았고, 광복절 연휴였다는 점, 작가가 활발히 인터뷰를 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또, “대통령의 언급으로 책 판매량이 올라간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판매량 증가를 설명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반응도 엇갈린다. “김훈 작가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노 대통령께서 칼의 노래 추천하셔서 대박 터뜨리더니, 문 대통령께서 하얼빈을 추천하시니 대박은 기정사실” “김훈 싫어해서 ‘칼의 노래’도 읽지 않았으나, 이니(문재인)가 소개하는 건 무조건 잘 돼야하니 샀다.” 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글을 리트윗하며 ‘책을 샀다’는 인증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반면, ‘하얼빈’이 문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입는다는 주장에 반발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유명한 걸 대통령이 추천한 거겠죠. 이미 유명한 김훈 작가를 대통령 추천으로 대박났다고 하면, 작가에 대한 모욕이 될 듯하다”와 같은 글이다. 일부는 “’하얼빈’ 살까 했는데, 문재인이 초치고 나서서 안 사기로 했다” 등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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