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나타난 멧돼지는 꼭 죽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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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선배님 얼마 전 서울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에 갇혀 결국 죽음을 맞이했잖아요.
멧돼지가 도심에 수시로 출몰하는 곳이 서울만은 아니야.
삶의 터전이 맞닿아 멧돼지에 적대적인 농민과 달리 동물을 사랑하는 도시민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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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얼마 전 서울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에 갇혀 결국 죽음을 맞이했잖아요. 인근 야산에서 뛰어 내려온 것 같다고 하던데 멧돼지도 당황스러워 보이더라구요. 도대체 멧돼지는 왜 번화가까지 뛰어왔을까요. 댕기자도 멧돼지가 무섭긴 합니다만, 죽이지 않고 달리 해결할 방법은 없었던 걸까요?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쉽지 않은 문제야.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보다 같이 생각해 보자고. 멧돼지가 도심에 수시로 출몰하는 곳이 서울만은 아니야. 홍콩, 베를린, 바르셀로나, 휴스턴 같은 도시도 마찬가지야. 모두 도시 안쪽에 울창한 공원이 있거나 도시 외곽에 녹지가 풍부한 곳이지. 유럽에만 1000만 마리의 멧돼지가 산대.
왜 도시로 오게 됐을까? 근본적으론 도시와 농경지가 늘어나면서 자연의 서식지가 줄었기 때문이지. 포식자가 사라진 것도 중요한 이유야. 호랑이와 늑대는 한 마리가 1년에 멧돼지를 수십 마리 잡아먹어.
도시가 멧돼지에게 매력적인 새로운 서식지가 된 측면도 있어. 영양가 높은 음식쓰레기가 있고 텃밭과 정원에는 부드러운 채소와 구근이 밥상처럼 차려져 있지. 삶의 터전이 맞닿아 멧돼지에 적대적인 농민과 달리 동물을 사랑하는 도시민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야. 아, 서울 말고 다른 나라 도시 이야기. 우리는 농촌이나 도시나 ‘멧돼지는 죽어야 안심’이란 정서잖아.
홍콩은 대조적이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택가 도로변에 커다란 멧돼지가 잠자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 밥 주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기다리는 거야. 우리 길고양이 비슷하다고나 할까.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어서 먹이도 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이름도 지어 주면서 살갑게 대하는 주민이 많아.
물론 그 동네 멧돼지라고 특별히 온순하거나 느긋한 건 아냐. 상가나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와 난동을 피우고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해. 당연히 정부는 도심에 들어온 멧돼지를 쏘아 죽이는 정책을 수십년 동안 펴 왔는데 2017년 시민들 반발로 달라졌어. 암컷을 마취총으로 잡아 피임 백신을 놓거나 불임 시술을 해 산속에 풀어놓는 대안을 마련했지.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당국은 법을 개정해 ‘인도적 처리’, 쉽게 말해 살처분으로 돌아갔어. 민주주의 후퇴와 관련 있는지 몰라. 홍콩에 멧돼지가 2500마리나 있는데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야.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막기 위해 적발되면 5000홍콩달러(약 83만원 상당)의 무거운 벌금을 매기기로 했어.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 멧돼지는 계속 내려오는데 시민들은 쏘아 죽이는 걸 원치 않아. 베를린은 ‘멧돼지의 수도’란 별명이 붙은 곳이거든. 홍콩과 베를린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우리도 궁리를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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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김지숙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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