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난 이제 유망주가 아니다"..엄상백이 말하는 자존감

안희수 입력 2022. 8. 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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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몇 주 전부터 2연전 체제에 맞춰 '6선발' 운영을 고려했다. 투수진 체력이 크게 떨어진 시점이다. 이동이 잦아지는 향후 일정을 소화하며 그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가용 자원을 100% 활용해 부상과 컨디션을 관리할 생각이다.

6선발 운영의 핵심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26)이다. 그는 그동안 스윙맨 임무를 수행했다. 시즌 초반엔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공백을 메웠고, 전반기 막판엔 컨디션 난조로 충전할 시간을 부여받은 배제성의 순번을 채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엄상백은 최근 등판한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3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을 활용하면서, 투수진 체력 안배까지 도모하기 그동안 심중에만 있던 6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소형준은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고,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약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른 배제성은 아직 컨디션이 안 좋다. 6선발 가동도 8월 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분명한 건 엄상백이 팀 마운드 핵심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박세웅(현재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가장 기대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명확한 보직을 받지 못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엄상백의 야구 인생 터닝 포인트는 복무 시절이다. 상무 야구단에서 그동안 자신이 누볐던 그라운드의 소중함과 프로야구 선수라는 신분의 의미를 깨달았다. 엄상백은 한창 마운드 마당쇠 역할을 하던 지난달 "군대에서도 야구단에 있었지만, 이전과 다른 조직 생활을 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야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입대 전에는 소홀했던 웨이트 트레이닝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엄상백은 소속팀 복귀 뒤 이전보다 힘 있는 투구를 하고 있는 점도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를 꼽았다.

이제 엄상백은 연차에 맞는 역할을 자각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간 올 시즌은 만족할만한 개인 기록을 남기기 어렵다. 엄상백도 "올 시즌 개인 기록은 어차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이 부분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엄상백은 보직과 상관없이 좋은 결과를 노린다.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팀 기여도를 더 중시하겠다는 얘기다. 어느덧 프로팀 입단 8년 차, 나이도 20대 후반이다. 그는 "나는 이제 유망주가 아니다. 이제는 좋은 성적과 결과로 말해야 하는 연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분명한 보직 탓은 이제 하지 않는다. 남은 시즌 선발 등판 기회가 더 많을 게 확실한 상황. 엄상백은 "6·7회 집중력이 경기 초반보다 떨어지는 점을 고쳐야 할 것 같다. 더 다양한 공 배합도 필요한 것 같다"며 부족한 점을 더 신경 쓰고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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